스마트 팩토리의 패러독스[138]
제조업 부흥의 선봉장,'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산업혁명이 몰고 온 기술의 중심에는 디지털 기술처럼 보이지만 더 깊이 파고들어 가 보면 아날로그 기술을 보유한 사람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제조에 필요한 공정과 장비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 속도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아날로그 기술과 접목하여 새로운 기술로 전환되기 때문에 그 규모와 복잡성을 파악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인지 아날로그 기술인지 가늠을 못하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차세대 설비/기계/장치가 출시될 때마다 구조의 복잡성은 더 고도화되고, 공정은 더 많아지며, 더 많은 신소재를 사용함과 동시에 더 많은 설계 규칙이 적용될 것이고, 매개 변수간 상호의존성이 더 많이 요구될 것이다. 즉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융합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까닭이다.
100여 년 전 헨리 포드가 T 모델 자동차를 생산할 때부터 더 빠르고, 더 낮은 비용의 고품질 제품을 위해 컨베이어 벨트 등 신기술을 적극 이용하여 생산성을 높여왔다. 하지만 과거와 다르게 신기술을 도입해도 제조 생산성은 정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이유는 전체적으로 통합되지 못한 생산 공정의 단위별 파편화와 부분 최적화 그리고 이로 인한 낮은 운영 효율성이 꼽힌다. 스마트 팩토리는 생산 설비, 사람, 공정, 데이터와 생산의 가치 사슬을 전체적으로 연결해 운용 효율성(operation efficiency)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생산, 마케팅, 공급망(SCM) 등 부분 최적화를 전체 최적화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시장과 고객의 개인화된 맞춤(personalized bespoke) 요구에 의한 적기 맞춤 대응(Fit in Time)을 위해서는 장비 운영 효율성과 유연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즉 개념 설계 단계에서 타당성 평가를 거처 대량생산 및 맞춤 생산으로 이어지는 설계 - 개발 - 조달 - 조립 - 지원 체계 및 제조 공정 시점(Point of Production) 별로 데이터 기반 모델링을 가상화하고, 아날로그 기반 알고리즘으로 인공지능을 적용하여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제조 지능화이다.
디지털 기술을 곧바로 적용하여 단번에 제조 지능화를 실현할 수는 없다. 복잡하고 난해 할수록 한가닥씩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장비 인텔리전스(지능화) 시대의 성공이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비용은 덜 들이고, 더 적은 자원을 사용하며, 폐기물은 덜 발생시키면서도 빠르게 기술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것, 즉 요구되는 복잡성으로 인해 제한되지 않는 그러한 혁신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날로그 영역의 기본으로 돌아가야(back to basic) 한다. 제조업 스스로 나만의 설루션을 만들어야 한다. 그 해답은 제조 지능화 방법론에서 찾아야 한다.
변화관리 관점에서 차세대 제조 설계와 공정의 개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성능과 비용, 사양의 모든 측면을 충족하는 정확한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수 십억 개의 잠재적인 고안 책에서 최적의 레시피(알고리즘)를 찾는 것과 같다. 까다로운 스케일링(공정 미세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더 많은 제어 매개변수와 역량을 시스템에 추가함에 따라 가능한 레시피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 변화 관리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든 제조의 성능은 복잡성을 수반하기 때문에 꽤 까다로운 개발환경이 조성된 결과 가장 숙련된 엔지니어라도 공정 설루션을 파악하는 데 몇 주 심지어 몇 달씩 걸린다. 예를 들어 반도체 공정에서 어떻게 엔지니어가 5 나노 소자를 식각(etching) 하기 위한 최적의 설루션을 가능한 10에 14승개 즉, 100조 개의 공정 조합에서 찾아낼 수 있을까? 그 답은 수없이 많은 실험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레시피 개발비용 및 검증 비용과 함께 개발 실험실 도구 , 웨이퍼, 가스, 계측 관련 비용이 10배 이상 늘었다. 이로 인해 반도체 산업의 생산성 목표가 위태로워졌고 별다른 제제 없이 이러한 상황이 계속 이어져 왔기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은 빠르게 경제성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산업은 이제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큰 축 중에 하나가 되었다. 매년 변동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으로 약 730조 원 안팎이다. 물론 넓은 의미에서 바이오산업 약1500조 원 시장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거대한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단연 ’공정 미세화(Scaling)‘다. 최근 반도체 관련 뉴스를 보면 항상 삼성과 TSMC가 5nm 양산이니 3nm공정 개발이니 티격태격 다투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단 1nm를 줄이기 위해서 수십 조원을 서슴없이 쏟아붓고 있다. 이는 치열한 경쟁이 초격차 기술에 의해서 전개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삼성이 세계 최초로 3 나노 반도체 생산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핵심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융합기술이다.
다른 한편, 프로세스 생산공정으로 대표되는 화학 공정을 포함한 바이오 공정의 스케일 업(scale-up)은 실험실적 반응에서 얻어진 상업적으로 유용한 물질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실험실적 규모(lab scale) → 파일롯 규모(pilot scale) → 양산 규모(commercial scale)와 같이 순차 적으로 생산규모를 증가시키는 아날로그(analog) 기반 일련의 엔지니어링 작업이다. 이러한 스케일 업 기술은 공정 개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각 공정마다 다루는 물질이 다르며, 열 물질 전달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스케일 업 기준을 표준화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스케일 업은 공학적인 지식을 근거로 하지만, 때로는 경험적인 부분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혹자는 스케일 업을 과학, 공학, 마법(witchcraft)의 결합이라고 까지 표현한다.
그러나 단지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체계적인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스케일 업을 수행하는 일은 지극히 위험한 일이다. 화학 공정과 바이오 공정 자체가 지니는 위험성도 문제지만 자칫 잘못된 설비 디자인으로 인해 최적화된 공정을 구현할 수 없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케일 업 기술은 특히 제품의 사이즈가 작아질수록 고도의 난이도가 요구된다. 이는 열전달, 물질 전달이 비교적 용이한 실험실적 장치에서는 구현되던 공정이 스케일 업 과정을 거치면서 동일한 양상의 열 물질 전달이 구현되지 않으며, 마이크로 입자, 나노 입자와 같이 사이즈가 작은 물질일수록 이러한 열 물질 전달 차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나노 입자의 경우 마이크론 입자보다 입자 사이즈가 더 작아져서 스케일 업에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가 더 어렵다. 제약산업에서 생산되는 나노 입자 생산 공정에서 성공적인 스케일 업의 케이스가 매우 드물다고 보고되었으며, 단세포 및 단백질을 포함하는 대표적인 바이오 나노입자들의 생산 공정에 있어서도, 후단(downstream) 생산공정의 스케일 업 및 운전안전성에 대한 기준 설정이 매우 어렵고, 이들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부족하다. 기존의 아날로그 기술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과 같은 신기술 접목이 요구되고 있는 까닭이다.
성공적인 스케일 업을 위해서 도출해야 하는 것이 스케일업 인자 (scale-up factor)이다. 스케일업 인자는 스케일 업 시 최적의 공정 조건을 도출하는 인자로서, 스케일에 상관없이 그 고유의 특성이 변하지 않아야 할 물성치이다. 무차원 수가(dimensionless)가 이런 물성치의 대표적인 예이지만, 반드시 모든 공정에서 무차원 수가 스케일업 인자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특정 물질을 생산함에 있어서 반응기 내부의 특정부위에서의 전단응력(shear stress)이 생산물질의 특성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면, 이 전단응력이 스케일업 인자로 활용되어야 하며, 반응기 규모가 커질 때 동일한 전단 응력이 가해지도록 반응기를 디자인하고 공정 조건을 맞춰야 한다.
또한 특정 반응 시스템에서 최적의 공정 조건을 위해 반응기 내부의 가스의 유속이 제품의 품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면, 이 공정의 경우 가스의 속도가 스케일업 인자로 정의된다. 스케일업 인자의 정의를 위해서는 때로는 서로 다른 규모의 실험실적 장치나 파일롯 장치의 운전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와 같이 아날로그 관점에서 업무의 내용과 프로세스를 잘 알아야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기술만으로는 필요조건은 되지만 단연코 충분조건은 성립시킬 수 없다. 아래 그림은 제조 지능화를 위한 스마트 팩토리 핵심 9대 기술과 지능을 보여주고 있다.
아날로그와 빅데이터 관리 기술 기반 인공지능 활용 역량이 차세대 제조 지능화를 주도할 것이다. 왜냐 하면 인공지능(AI)은 문제 해결을 위한 명령들로 구성된 아날로그(analog)의 순서화된 절차를 담아내는 알고리즘이 핵심이기 때문이며, 또한 모든 알고리즘은 사람이 만들기 때문에 중요한 기능에 대해서는 사람이 반드시 그 과정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인간의 피드백이 인공지능(AI)의 기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관점을 가진 것이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가이드하는 사람, HITL(Human In the Loop)이다.
HITL(Human-in-the-loop, AI 시스템의 학습을 가이드하는 사람)은 시스템이 보다 안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훈련과 테스트 또는 조정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또한, Human-in-the-loop(HITL) 기계 학습은 전문가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학습하는 기계를 만들어 도메인 전문가가 분석력을 통해 교육을 수행하거나 최소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는 작업이다. HITL(Human-in-loop, AI 시스템의 학습을 가이드하는 사람)의 핵심은 데이터뿐만 아니라 데이터에 대한 인간의 관점에서도 모델을 구축한다는 아날로그적 아이디어이다. 사람이 어떠한 기술을 처음 배운다면 실수를 하거나 잘못 이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또한 이와 같은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은 AI에게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을 공유하여 AI가 보다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일반적인 소프트웨어는 언제나 똑같은 과정(알고리즘)을 통해 똑같은 결과를 낸다. 즉 ’2+1=3‘이라는 일종의 계획된 “계산”을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따라 다른 결과를 “추론”하는 일을 한다. 즉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 논리적 결론을 도출하듯이 제조 지능화를 출발시켜야 할 것이다. 그것은 반복적이고 쉬운 것부터 단순화하여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은 AI 시스템에 학습할 데이터를 제공하고 그 시행착오 과정을 검증함으로써 평생 동안 쌓아온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지혜를 공유하고 이를 컴퓨터 작업 속도와 결합된 현장 활동을 해야 한다. 이러한 팀워크를 통해 사람과 기계 모두의 단점을 극복하여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여정이 제조 지능화의 길이다.
제조 지능화의 이점에는 이벤트를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품질과 수율을 개선하고 가동 중지 시간을 줄이고 전반적인 장비 효율성(OEE)을 향상한다. 제조 지능화는 공급망과 재고의 사전 변화를 허용하여 포장 및 운송을 포함한 기타 사내 공장 물류를 최적화한다. 제조 지능화는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수익 흐름 및 자산의 수익화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다운타임(DOWNTIME)을 방지하기 위해 예방적 유지보수를 위해 제품 고장을 자동화, 조정 및 예측할 수 있다. 제조 지능화를 통해 데이터 생성 지점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여 공정 이상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영업 및 마케팅 관점에서 제조 지능화를 통해 조직은 시장을 이해하고 고객 선호도를 예측하고 적응할 수 있다. 공급망 최적화의 경우 제조 지능화는 수요 예측, 재고 최적화, 공급업체 모니터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분석은 항상 예측 및 재고 관리를 위해 공급망 조직에서 사용되어 왔지만 사물 인터넷(IoT)과 행동 인터넷(IoB) 시대에 우리는 이제 거의 모든 것의 위치를 알고 있으며 더 많은 실시간 기능이 필요하다.
따라서, 제조 지능화는 지능형 통계 프로세스 제어, 수율 관리 및 신뢰성 분석을 통해 제품 및 프로세스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으며, 프로세스가 제어되고 있음을 이해하고 입증할 수 있는 것은 QbD(설계기반 품질 고도화) 및 GxP(우수한 제조/문서/보안 관행)를 사용하는 이니셔티브의 핵심이다. 제조 지능화는 규정 준수를 지원하여 QbD 및 GxP 이니셔티브를 표준화, 자동화 및 모니터링할 수 있다.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규제 기관에 입증할 수 있다는 것은 가장 정교한 조직에도 부담을 줄 수 있으며, 분석은 자동화되고 검증된 규제 보고, 완전한 감사 추적, 버전 제어, 전자 서명에 사용되어 분석 프로세스, 절차 및 보고서의 변경 사항을 문서화하여 워크플로 (workflow) 및 승인 절차를 모니터링하고 자동화할 수 있다.
부분적이고 단순한 자동화로는 더 이상 글로벌 시장과 4차 산업혁명의 선도 기업을 따라잡기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제조 지능화 구현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융합한 비즈니스 실행 모델을 전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술 접목을 통한 뉴 노멀(new normal)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조업은 현장 및 고객 중심 분석을 통한 지속적인 학습을 멈춰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날로그 기술 습득이 우선되어야 하듯이 인공지능의 학습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분석 능력이 최우선 되어야 하는 스마트 팩토리의 패러독스(paradox)가 실존(實存)한다.
류성 (sta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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