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죽음의 무기' 백린탄 또 투하.."뱀섬 철수 하루 만에 2차례 공격"

정혜인 기자 2022. 7. 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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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흑해 요충지 뱀섬(즈미니섬)에서 철수한 지 하루 만에 백린탄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의 이번 백린탄 공격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보호를 위한 유엔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겠다며 뱀섬 철수 계획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으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향해 "자신의 선언조차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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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방부 발표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러시아군의 뱀섬 백린탄 투하 정황 /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 제공 동영상 갈무리


러시아군이 흑해 요충지 뱀섬(즈미니섬)에서 철수한 지 하루 만에 백린탄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성명에서 "오후 6시경 러시아 공군 SU-30 전투기가 뱀섬에서 두 차례의 백린탄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뱀섬은 우크라이나 본토 남쪽 끝에서 약 48㎞ 떨어진 흑해의 북서부에 있는 바위섬으로, 전쟁 전부터 우크라이나 국경의 전초기지로 제한적인 군사지역이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도 텔레그램에서 "러시아 SU-30 전투기 2대가 러시아령 크름반도에서 백린탄을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의 이번 백린탄 공격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보호를 위한 유엔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겠다며 뱀섬 철수 계획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으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향해 "자신의 선언조차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성명과 함께 러시아 전투기가 백린탄으로 추정되는 탄약을 두 차례 뱀섬에 투하 후 거대한 불꽃이 발생한 뱀섬의 모습이 담긴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우크라이나 국방부 제공


인화성 물질인 백린을 원료로 하는 백린탄은 산소가 고갈되지 않는 이상 계속 연소하기 때문에 한 번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 않는다. 특히 백린탄이 터진 주변의 공기만 마셔도 사람의 호흡기가 손상되고, 몸에 닿으면 뼈와 살이 녹는 심각한 화상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죽음의 무기'라 불리며, 제네바 협약에 따라 국제법상 연막용과 조명용으로만 사용 범위가 제한돼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여러 차례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러시아 측은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앞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최후 거점인 아조우스탈 제철소 장악 당시에도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지난 3월에도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 포파스나에서도 백린탄을 사용한 정황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군은 뱀섬 철수 불과 몇 시간 만에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민간지역을 공격했다. 세르게이 브라추크 오데사 지방군사령부 대변인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이번 오데사 주택가·리조트 공격으로 민간인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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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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