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풍경이 바뀌었다" 시민소통·현장행보로 첫 시작한 지자체장들
지방자치단체장의 첫 시작을 알리는 취임식 풍경이 달라졌다. 지난 1일 공식 취임한 민선 8기 지자체장들은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거나 취임식을 아예 생략한 채 현장 행보에 나섰다. 어려워진 대내외적 경제 여건을 고려해 간소화된 취임식으로 첫날을 시작한 지자체장들도 많았다.
류규하 대구 중구청장은 재선 임기 첫 일정으로 청소노동자들을 만났다. 그는 오전 6시30분부터 40분가량 동성로 야외무대 인근에서 환경공무직 노동자 20여명과 함께 생활폐기물 수거 등의 업무를 함께 했다. 류 구청장은 안전모를 쓰고 조끼를 입은 채 도심에서 나온 생활폐기물을 수거차로 나르는 등의 일을 하며 노동자들의 고충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일을 마친 후에는 노동자들과 함께 국밥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그는 이날 오전 직원 정례조회 시간에 간단하게 취임행사를 가졌다.
류한국 대구 서구청장은 취임행사를 하지 않고 직원 정례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3선 임기를 시작했다. 류 구청장은 이후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 대상지와 어린이집, 경로당, 지역아동센터 등을 찾아 현황을 살펴봤다.
3선의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도 이날 직원 정례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취임행사를 갈음했다. 배 구청장은 정례회에서 일자리, 주거 등 청년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호우 피해가 집중된 수도권 지자체장들은 취임식을 취소한 채 곧바로 피해 현장 행보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종로구 혜화동 폭우피해 현장 등을 찾았으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 예정이던 취임식 대신에 온라인으로 취임사를 발표했다. 오 시장은 온라인 취임식 이후 창신동 쪽방촌을 방문해 노숙인·쪽방 주민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경기도민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타운홀 미팅 형식의 취임식(맞손 신고식)을 할 계획이었으나 호우피해로 취소했다. 김 지사는 도청 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호우피해 상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기초자치단체인 수원, 용인, 화성, 남양주, 파주, 김포 등 경기지역 대부분 시장·군수들도 예정된 취임식을 취소하고 재난 상황 대응 업무에 집중했다.
일부 지역에선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해 취임식을 간소화해 진행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오전 8시 기초자치단체장들과 함께 충렬사와 충혼탑을 참배한 뒤 취임식에 참석했다. 취임식은 오전 10시 부산시청 강당에서 부산시 소속 직원만 참석한 가운데 30분만에 끝났다. 외빈 초청 없이 내부 직원만 참석하는 검소하고 간결한 취임식이었다.
박 시장은 취임식을 마친 후 곧바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로 이동해 오전 11시부터 첫 공식 외부 일정을 시작했다. 경제계와 경제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부산미래혁신회의를 열고 산업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규제를 풀어 지역의 혁신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오후에는 송도해수욕장과 몰운대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았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별도 방역 조치와 제한 없이 전면 개장하는 송도해수욕장을 찾아 해수욕장 안전관리 실태 등을 직접 점검했다. 여름철 해수욕장을 찾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서구청 임해행정봉사실, 송도 여름파출소, 119수상구조대 직원들을 격려했다.
주석수 부산 연제구청장은 취임 첫 일정을 오전 6시 연산교차로 인근에서 환경미화원과 함께 거리 청소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주 구청장은 환경미화원, 도로보수원의 고충과 의견을 청취하고 노고를 격려했다. 오전 10시30분 구청 구민홀에서 취임식을 열었으나 기존 관행에서 탈피해 외부인사 초청 없이 직원 조례 형식으로 간소하게 치렀다.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은 별도의 취임식 없이 구청의 모든 부서를 순회하면서 동료 공무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에코델타시티 공동주택 건설현장을 둘러보는 등 현안이 있는 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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