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서 여성에 타액 테러한 20대 남성, '폭행죄' 벌금형

성시호 기자 2022. 7.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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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변에 서 있던 여성에게 다가가 머리카락에 침을 묻히고 달아난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 법원 형사5단독 조수연 판사는 폭행 혐의를 받은 20대 남성 A씨에게 지난달 14일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조 판사는 A씨가 초범이라면서도 "일반 폭행과 달리 강제추행과 유사한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위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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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 재판부 "강제추행과 유사한 불쾌감"
/사진=뉴스1

도로변에 서 있던 여성에게 다가가 머리카락에 침을 묻히고 달아난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 법원 형사5단독 조수연 판사는 폭행 혐의를 받은 20대 남성 A씨에게 지난달 14일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6일 밤 10시36분쯤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앞 버스 정류장 주변을 지나다 20대 여성 B씨를 발견하고 접근했다.

이때 B씨는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A씨는 자신의 어깨를 B씨의 등에 부딪힌 뒤 자신의 침을 묻히고 도망간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B씨는 '머리카락과 등을 만져보고 흥건하게 젖었다'고 증언했다. 수사기관은 이 사건 때문에 현장 CCTV 영상을 확보하고 액체물에 대한 DNA 감정을 실시하기도 했다.

법원은 벌금형 약식명령을 발령했지만 A씨는 불복, 법무법인을 선임한 뒤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 측은 법정에서 "좁은 길에서 피해자의 옆을 지나다 타액이 우연히 묻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조 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CCTV 영상에 따르면 당시 인도에는 약 40~50cm 이상 공간이 있었지만 A씨는 B씨 옆으로 붙어 지나갔다. 또 A씨는 마스크 쪽으로 손을 올렸다가 B씨를 지나친 후에야 손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조 판사는 "아무리 비염이 심해 재채기를 하거나 침을 흘렸다 하더라도 마스크 밖으로 나오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본의 아니게 흥건하게 젖을 정도의 침을 B씨에게 묻혔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A씨가 모를 리 없으므로 즉시 멈춰 서서 사과했어야 할 것"이라며 "고의로 마스크 안쪽에 있는 침을 손에 묻혀 머리에 바르고 지나갔다고 인정하기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조 판사는 A씨가 초범이라면서도 "일반 폭행과 달리 강제추행과 유사한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위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B씨가 법정에 출석해 "충격을 받아 그 후로 3개월 동안 그 근처에 가지 못했고 항상 호신용품을 지니고 다닌다"며 "A씨와 합의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진술한 점 등을 불리한 양형요소로 반영해 벌금액을 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7일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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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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