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컷] 도시로 날아든 珍客들

이진한 기자 2022. 7. 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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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렬 사진전 <풍찬노숙 風餐露宿>
저어새의 카리스마; 사람의 손길이 닿지않는 서해의 한 무인도에서 저어새가 붉고 큰 눈을 깜박이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손을 내밀면 만질 수 있을 만큼 가까이 다가선 이들의 대범함과 카리스마에 놀라울 따름이다.연평도 2008.6.26./사진가 이종렬

자연 그대로 날(生) 것대로 풍찬노숙의 모습으로 새들이 찾아든다.

청천추야 靑天秋夜 저어새; 시린 가을 밤의 해안에서 저어새들이 하루를 마감하고 밤을 맞이하고 있다.이곳에서 한 달여 동안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았지만 아직도 저들의 생활사를 다 기록하지 못했다.내가 들인 시간보다 굴곡진 저들의 삶이 애환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강화도 2011.10.14 /사진가 이종렬

자연생태를 담아내는 사진가가 카메라의 진정심으로 담아낸 살아있는 새들의 날개짓이 사각의 공간에서 감동의 시간으로 날아오른다.

재두루미가 있는 풍경; 산과 들이 그림처럼 펼쳐진 들녘에서 재두루미들이 한가로이 만찬을 즐기고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장소에서 즐기는 만찬은 특별하고 행복하지않을까.사진가가 즐겨찾는 장소있지만 두루미들도 즐겨찾는 장소 중의 하나이다.철원 2008.12.10 /사진가 이종렬

캐논코리아의 캐논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사진 전시회 <풍찬노숙 風餐露宿>은 한국을 대표하는 자연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종렬의 야생 조류 사진을 통해 자연의 질서에 함부로 개입하지않는 촬영자의 자세와 환경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위하여 기획되었다.

Earth Traveller 민물도요; 푸른 가을 하늘에 뿌려진 꽃잎처럼 새들의 비행이 경이롭다.이 처럼 하늘을 뒤덮은 민물도요의 군무를 이제는 좀처럼 만나기 쉽지않다.새들이 떠난 저 하늘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도요의 날개 짓 소리가 그리운 순간이다. 옥구염전 2003.10.20 /사진가 이종렬

쓸쓸함과 때로 처연함까지 묻어나는 <풍찬노숙 風餐露宿>이라는 전시회 제목은 사진가 이종렬이 고집스럽게 지켜온 작가 자신의 현장의 작업 방식을 말해주는 적확한 자기 표현이다.

“내가 자연사를 기록하는 것은 나의 사진술을 뽐내기 위함이 아니다”고 말하는 사진가 이종렬은 “우리 땅에 살아가는 생명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기록해야 한다는 사진가의 작은 책무가 오랜 시간동안 이 작업을 끌고 오게 했고 나의 어깨 위에 올려진 멍에가 되었다”고 한다.

화려한 사냥꾼 노랑부리백로; 푸른 물결을 일으키며 사냥하는 노랑부리백로의 화려한 사냥솜씨는 아름답지만 실상 이들이 사냥에 성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이들이 서식하는 바닷가의 먹이터가 점점 사라지고 먹잇감도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강화도 2019.5.19./사진가 이종렬

20여년 넘게 이 작업에 천착해온 이종렬은 “이들과 함께 바람을 먹고 이슬에 잠을 잤지만 아직도 나는 이 아름다운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자연을 향한 추앙심을 전했다.

저어새의 사랑; 부리가 길어서 스스로 목깃을 다듬을 수 없는 이들은 서로의 목깃을 다듬어 주는 방법을 찾아냈다.사랑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닌 상대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듯 한 이들의 지혜가 놀라울 따름이다.강화도 2020.5.21/사진가 이종렬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 속에서 바람과 이슬을 맞으며 자연과 동화한 자세로 함께 하며 담아낸 사진 13점과 영상을 선보인다.

‘한 컷에 담은 조류의 美,풍찬노숙 風餐露宿’사진전은 오는 8월 15일(월)까지 캐논갤러리(강남구 봉은사로 217 캐논플렉스 지하 1층)에서 개최된다.

7일(목) 오후 3시에 열리는 ‘전시 오프닝’에서는 사진가 이종렬과의 대화의 시간과 세미나가 마련되고 현장 작업의 다양한 경험을 직접 들으며 촬영에 사용된 카메라 장비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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