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13개팀 커리어 마감한 김승용 "아직도 축구 너무 좋아해..후회없는 커리어 자부심"

이정호 기자 2022. 7. 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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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용이 6월말 홍콩 리만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뛴 뒤 구단에서 마련한 은퇴 기념액자와 사진을 찍고 있다. 본인 제공 사진



프로 19년간 무려 13개 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축구가 지금도 너무 좋다”며 축구 사랑을 고백하는 김승용(37)이 현역에서 물러난다.

2020년부터 홍콩 타이포FC와 리만에서 뛴 김승용은 1일 경향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감사하게도 마지막까지 너무 행복하게 선수 생활을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올시즌 리그와 컵 대회가 취소되면서 AFC컵만 출전했는데 구단에서 작은 은퇴식까지 마련해줬다”고 했다. 김승용은 전날 19년 커리어 마감을 공식 발표했다. 김승용은 지난달 27일 AFC컵 조별예선 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김승용은 “제가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냥 길게 하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오래할지는 정말 몰랐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은퇴 뒤에 ‘현역 때 조금 더 열심히 할 껄’이라고 후회하는 선수가 많다. 하지만 저는 매 순간 열심히 했기에 지금 후회나 아쉬움이 없다. 내가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이라고 했다.

모든 선수들은 오랜 현역 생활을 꿈꾸지만,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나이나 부상 때문에, 또는 뛸 팀이 없어서 은퇴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사실 김승용은 화려한 프로 커리어를 자랑하는 선수도 아니다. 20세, 23세 이하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김승용은 2004년 FC서울에서 데뷔해 K리그에서만 광주 상무, 전북 현대, 울산 현대, 강원FC,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다. 이밖에 감바 오사카(일본), 센트럴 코스트(호주), 칭다오(중국), 부리람 유나이티드, 수판부리(태국)에 홍콩리그까지 총 13개 클럽에서 뛴 이력의 소유자다. 주로 윙어로 뛰면서 통산 376경기에 출전하는 꾸준함을 어필하며 52골·56도움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많은 팀에서 뛰었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본다면 한 팀에서 확실하게 자리잡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김승용은 “‘팀에 남아 더 경쟁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지만, 많은 경기를 뛰고 싶었기 때문에 늘 도전했다. 내가 뛰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빨리 인정하고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저를 원하는 팀들이 있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히면서 “지금 돌이켜보면 그렇게 많은 경기를 뛰었기에 오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김승용의 ‘롱런’은 작은 차이에서 만들어졌다. 술이 잘 받지 않는 체질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즐기는 평소 철저한 자기 관리도 무시할 수 없다. 김승용은 “서울에 입단할 때 좋은 선배를 따라 한 것이 시간이 지나 내 것이 됐다”고 했다. 그는 또 현역 때 ‘리마리오 더듬이 춤’ 등 화제가 됐던 골 세리머니로 아직도 자신을 기억해주는 팬들이 많다는 점에 “임팩트 없이 은퇴하는 선수들도 많은데 저는 행복하다”며 “지금 그렇게 세리머니를 하면 더 화제가 되지 않을까요?”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그에게 최고의 순간은 울산 현대 소속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던 2012년이다. 당시 결승에서 1골·1도움의 활약으로 우승에 기여한 김승용은 “당시 울산은 멤버가 정말 좋았다. 어떤 경기에서도 질 것 같지 않았다”고 추억했다. 2013년까지 울산에서 뛴 김승용은 2013시즌 최종전 ‘동해안 더비’ 포항 스틸러스에 져 우승을 내준 아쉬움도 기억하며 “그 이후로 울산이 우승을 못하고 있어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 울산이 올해 만큼는 꼭 우승하길 바란다”고 친정팀을 응원하기도 했다.

강원FC 시절 김승용.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승용의 ‘롱런’은 작은 차이에서 만들어졌다. 술이 잘 받지 않는 체질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즐기는 평소 생활도 무시할 수 없다. 김승용은 “서울에 입단할 때 좋은 선배를 따라 한 것이 시간이 지나 내 것이 됐다”고 했다. 그는 또 현역 때 ‘리마리오 더듬이 춤’ 등 화제가 됐던 골 세리머니로 아직도 자신을 기억해주는 팬들이 많다는 점에 “임팩트 없이 은퇴하는 선수들도 많은데 저는 행복하다”며 “지금 그렇게 세리머니를 하면 더 화제가 되지 않을까요?”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오직 축구만 생각했던 19년을 정리한 김승용은 자신의 커리어를 “90점”이라고 자평하며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선수 생활하면서 휴식은 모두 다음 경기, 다음 시즌을 위한 것이었다. 당분간은 코로나19 때문에 홍콩에서 뛸 때는 함께하지 못한 아내와 시간을 보내겠다. 이후에는 지도자 라이선스 도전을 준비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김승용은 인터뷰 마지막에도 축구 사랑만큼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은퇴는 하지만 저는 지금도 축구하는게 너무 즐겁고 행복한 사람”이라며 “앞으로도 축구 중계는 계속 챙겨볼거 같다”고 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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