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희 기자의 주말엔 정주행>신화의 시작 '탑건 1986', 신화의 완성 '탑건:매버릭'

박세희 기자 2022. 7. 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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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신화를 쓴 ‘탑건:매버릭’의 톰 크루즈
‘탑건’(1986) 속 아이스맨을 연기한 발 킬머(왼쪽)와 매버릭을 연기한 톰 크루즈(오른쪽)
구스의 아들 루스터를 연기한 마일즈 텔러

■ 이번 주말, ‘탑건’ 정주행해 보실까요

이번 주말, 뭘 해야할지 모르시겠다고요?

문화일보 박세희 기자의 ‘사심’ 가득 담은 이번 주 정주행 추천작은 ‘탑건’ 시리즈입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실 것 같은데요. ‘탑건:매버릭’을 보기 전, 저는 1986년 작인 오리지널 탑건을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영화죠. ‘탑건:매버릭’을 보고 난 뒤, 오리지널 ‘탑건’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찾아봤습니다. 저처럼 ‘탑건:매버릭’만 보신 분들이라면 오리지널 ‘탑건’까지 챙겨보시길 추천합니다.

◆톰 크루즈가 쓴 또 하나의 신화 ‘탑건:매버릭’

최고의 파일럿이자 전설적인 인물 ‘매버릭’(톰 크루즈)이 자신이 졸업한 훈련학교 ‘탑건’의 교관으로 발탁돼 후배들을 가르치는 내용입니다. 그의 명성을 모르던 후배들은 그를 무시하지만 훈련에서 보이는 그의 전설적인 조종 실력에 모두가 압도되죠. 매버릭과 생도들에겐 성공하면 기적인, 생사를 넘나드는 미션이 주어지고, 그들은 끝내 해냅니다.

사실 스토리가 독창적이거나 뛰어나진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이야기죠. 하지만 ‘탑건:매버릭’은 영화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을 완벽하게 해냅니다. 관객이 스크린으로 빨려들게 하고, 그 가상의 세계를 진짜라 믿고, 주인공이 닥친 어려움에 함께 공감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

화면에는 현실감 넘치는 비행 장면이 가득하고 실제 조종하는 배우들의 얼굴은 높은 기압과 중력으로 일그러집니다. 관객들의 심장은 쿵쾅대죠.

실제 조종사 면허를 가진 톰 크루즈는 미 해군의 도움을 받아 후배 배우들을 위한 조종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그 프로그램을 활용해 실제 후배 배우들을 교육시켰다고 하죠. ‘탑건:매버릭’과 ‘톰 크루즈’는 이렇게 또 한 번 신화를 썼습니다.

◆신화의 시작이자 완성 ‘탑건’(1986)

‘탑건:매버릭’은 매우 친절하게 만들어져 오리지널 ‘탑건’을 보지 않은 관객들도 충분히 이해 가능합니다. 오리지널 ‘탑건’에서의 장면이 중간중간 삽입돼 스토리를 설명해주죠. 하지만 뒤늦게 오리지널 ‘탑건’을 찾아보니, ‘탑건:매버릭’을 본 감상이 비로소 완전해졌다는 느낌입니다.

우선 ‘탑건:매버릭’에서 핵심적인 갈등 요소로 작용했던 매버릭과 루스터의 관계. 루스터는 오리지널 탑건에서 매버릭과 짝을 이뤄 훈련했던 구스의 아들입니다. 오리지널 ‘탑건’을 보면 매버릭과 구스가 얼마나 가까웠는지, 매버릭이 루스터에게 느끼는 감정이 어떤 것이었는지, 매버릭이 루스터의 파일럿 꿈을 왜 막았는지 등이 이해됩니다. 매버릭에게 구스는 “유일한 가족”이었죠.

‘탑건:매버릭’에서 매버릭의 든든한 ‘백’인 아이스맨과 매버릭의 첫 만남 장면도 아주 흥미로운데요. 아이스맨을 연기한 발 킬머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습니다. 매버릭 못지않은 조종 실력의 소유자 아이스맨을 연기한 발 킬머는 매우 독특한 매력을 선보였습니다. 반대로 젊은 시절의 그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실제 후두암으로 목소리를 잃은 발 킬머가 36년이 흐른 뒤 ‘탑건:매버릭’에 출연했다는 사실 자체에 울컥해지죠. 영화 속 그가 힘겹게 말을 하는 장면은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오리지널 ‘탑건’ 역시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이미지는 전투기 조종 장면들입니다. 특히 마지막 매버릭과 동료들이 졸업식날 긴급 투입돼 펼치는 전투 장면은 지금 봐도 관객을 긴장시키는 ‘쫄깃한’ 장면이죠.

◆경의와 헌사 담긴 ‘오마주’ 장면들

두 영화를 잇따라 보면 많은 오마주 장면들이 눈에 띌 것입니다.

‘탑건:매버릭’의 오프닝 부분, 오리지널 ‘탑건’의 OST가 느리게 흐르며 항공모함에서 발진하는 비행기들과 항공모함 승조원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보여주죠. 영화 중간중간 등장하는 붉게 물든 석양과 역광의 항공모함 풍경은 ‘탑건’ 시리즈를 압도하는 주요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탑건:매버릭’에서 아주 인상 깊었던, 루스터가 피아노를 치며 ‘Great Balls of Fire’을 부르는 장면은 오리지널 ‘탑건’에서 구스가 마찬가지로 피아노를 치며 불렀던 것의 오마주인데요. 영화 ‘위플래쉬’로 한국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마일즈 텔러의 매력이 한껏 드러난 장면임과 동시에 오리지널 ‘탑건’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명장면입니다.

석양 속 생도들이 발리볼을 하는 장면도 오리지널에 이은 ‘탑건:매버릭’의 또 하나의 명장면으로 아주 인상깊습니다.

단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탑건:매버릭’을 본 뒤 오리지널 ‘탑건’을 본다면, ‘탑건:매버릭’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집니다. 이번엔 4DX, 또는 스크린X로 말이죠.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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