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첫 전기차 'UX300e'.. 233km 주행거리가 약점

고성민 기자 2022. 7. 2. 07: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요타가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를 렉서스를 통해 내놓았다. ‘UX300e’ 모델이다. 승차감은 렉서스답게 부드러웠으나,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 233㎞가 약점이다. 지난달 21일 제주공항 인근 렉서스 제주전시장에서 모슬포항 인근 서귀포시의 한 카페까지 약 80㎞를 달렸다.

UX300e 전면. /고성민 기자

UX300e는 전장(차 길이) 4495㎜, 전폭(차의 폭) 1840㎜, 전고(차 높이) 1525㎜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현대차(005380) 코나, 기아(000270) 니로, 르노코리아 XM3 등과 경쟁한다. 외관은 하이브리드 모델 ‘UX250h’와 같다. 측면 외관에 전기차를 의미하는 ‘일렉트릭(Electric)’ 배지를 달았고, 전기차 전용 18인치 타이어를 탑재했다는 정도의 차이다. 실내 계기판의 배터리 잔량도 내연 기관차처럼 F(Full)와 E(Empty) 사이에서 바늘이 움직이는 모양으로 표시된다.

UX300e 실내. /고성민 기자

실내는 실망스러운 부분이 여럿 있다. 우선 중앙에 있는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가 7인치로 요즘 신차들과 비교하면 작다. 또 터치스크린이 아니어서 센터 콘솔에 위치한 패드로 조작해야 한다. 노트북 터치패드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것과 같은 방식인데, 손가락으로 패드를 살짝 밀어도 의도와 달리 디스플레이 버튼이 여러 칸씩 이동했다. 터치스크린과 비교하면 손가락을 수차례 더 움직여야 했다. 주행모드를 변경하는 버튼이 운전대 뒤쪽에 있다는 점도 아쉽다. 오른손을 핸들 우상단 뒤편으로 쭉 뻗은 뒤 버튼을 찾아 상하로 회전하는 방식인데, 주행 도중에는 주행모드를 변경하기가 불편했다.

UX300e 측면. /고성민 기자

승차감은 부드러웠다. 전기차답게 액셀을 밟자마자 빠르게 치고 나갔다. 튕겨 나갈 정도의 과도한 가속을 뽐내지 않고 적당히 속 시원한 가속감을 준다. 렉서스 특유의 부드러움과 정숙성이 반영된 듯했다. UX300e는 급가속으로 인해 차체와 주행 자세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토크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도록 제어한다. 가속 직후부터 최고 토크를 발휘하는 전기차의 특성을 억눌러 승차감을 완성했다. 최고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는 30.6㎏·m,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5초다.

시승 구간은 한라산 산길을 구불구불 오르내리며 관통하는 코스였다. 이번 시승 행사에는 UX300e와 하이브리드모델 NX350h가 마련됐는데, UX300e는 산길, NX350h는 해안도로를 거쳐 고속직선 구간을 달리는 코스로 나뉘었다. 렉서스 관계자는 “UX300e의 매력은 와인딩 로드(굴곡이 이어지는 도로)에서 느껴지는 승차감, NX350의 매력은 고속 구간에서 느껴지는 힘”이라면서 “UX300e를 탈 땐 스포츠 모드로 산길을 오르내리며 승차감을 느껴보라”고 추천했다. 이 말에 따라 스포츠모드로 산길을 주행해보니, UX300e는 구형 팰리세이드(1870㎏)만한 공차중량(1830㎏)임에도 민첩하고 안정적으로 코너링했다. ‘손맛’이 느껴졌다.

UX300e 후면. /고성민 기자

UX300e는 국내 시장엔 올해 출시됐으나 사실 2020년 출시 모델이다. 2020년 중국과 유럽, 일본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했으며 국내 시장엔 2년여 늦은 지난달 상륙했다. 출시가 2년 늦은 격차는 짧은 주행거리에서 느껴진다. UX300e는 54.35㎾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가 233㎞(상온 복합 기준)에 불과하다. ‘하이브리드 명가’ 도요타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도요타가 1997년 출시한 세계 최초의 양산형 휘발유·전기 하이브리드 ‘프리우스’는 극한의 연비를 무장한 게임 체인저였지만, UX300e는 전기차 선구자들과 비교하면 뒤처져 있다는 인상을 준다. 급속충전 규격이 국내 표준인 DC콤보가 아닌 DC차데모(CHAdeMO·일본식 급속충전시스템)라는 점도 단점이다.

UX300e의 가격은 5490만원이다. 출시 가격이 5500만원 미만이어서 소비자는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