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와인] 프랑스 최고의 땅이 낸 묵직함 '샤또 라울 그라브 루즈'

배동주 기자 2022. 7.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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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종주국이라 불리는 프랑스는 유독 포도가 자라는 '땅'에 집중한다.

프랑스 최대의 고급 와인 생산 지역으로 꼽히는 보르도는 포도밭을 성을 뜻하는 '샤또'로 부르는가 하면, 각 샤또를 다시 구획 별로 나눠 등급까지 부여한다.

낮은 높이의 바구니를 사용해 포도가 어떠한 물리적인 손상도 입지 않게끔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샤또 라울 그라브 루즈 제조의 특징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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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종주국이라 불리는 프랑스는 유독 포도가 자라는 ‘땅’에 집중한다. 프랑스 최대의 고급 와인 생산 지역으로 꼽히는 보르도는 포도밭을 성을 뜻하는 ‘샤또’로 부르는가 하면, 각 샤또를 다시 구획 별로 나눠 등급까지 부여한다. 그랑 크뤼 클라쎄는 우리말로 우수 구획 등급이다.

와인 기업 ‘두르뜨’는 우수 그랑 크뤼만을 모아 연합을 만드는 보르도 안에서도 가장 땅의 가치에 힘을 쏟는 와인 생산자로 꼽힌다. 그랑 크뤼 클라쎄의 샤또가 나오면 매입하고 까다롭게 관리한다. 2022 대한민국 주류대상 대상 ‘샤또 라울 그라브 루즈’가 그중 하나다.

샤또 라울 그라브 루즈. /배동주 기자

샤또 라울 그라브 루즈는 두르뜨가 2007년 보르도 남쪽 그라브에 있는 그랑 크뤼 클라쎄 샤또 라울을 사들이며 탄생했다. 1840년 피에르 두르뜨(Pierre Dourthe)가 창립한 두르뜨는 “좋은 포도를 재배하는 것이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근본”이라 믿고 있다.

샤또 라울은 보르도 가론강 인근에 있다. 40ha 면적의 포도밭이 자갈이 섞인 모래질 토양으로 이뤄져 배수가 좋고 열기가 오래 보존돼 포도의 성숙도가 좋다는 점이 그랑 크뤼 등급에 영향을 미쳤다. 보르도 내 65개 AOC(프랑스 원산지 통제 명칭)에도 들어있다.

두르뜨는 샤또 라울에서 메를로(포도 품종)와 까베르네 소비뇽, 쁘띠 베르도, 소비뇽 블랑 등을 직접 경작한다. 특히 토양과 심토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통해 각 포도원을 구획별로 나눠 포도나무 대목과 포도 품종을 선택하고, 포도 재배 방식을 포도밭 소구획 별로 조정하고 있다.

예컨대 싹이 일찍 나와 냉해를 입기 쉽고, 껍질이 얇아 포도알이 쉽게 썩는 문제를 지닌 메를로를 자갈과 모래질이 많은 땅에 심는 식이다. 차고 축축한 땅을 피하기 위해서다. 반면 까베르네 소비뇽은 퇴적층이 있는 토양에서 재배하는 방식으로 특유의 무게감을 강화하고 있다.

두르뜨가 운영하는 포도밭과 양조장. /하이트진로 제공

두르뜨는 좋은 땅에 심은 포도의 관리에도 힘을 기울인다. 포도나무의 싹이 나는 시기에 맞춰 품종별로 달리 영양을 공급하고, 포도의 성숙성을 위해 품종 미달 포도를 잘라내 양분을 집중시킨다. 수확 시기가 다가오면 잎사귀마저 제거해 포도로 모든 양분이 공급되도록 한다.

화학비료, 제초제, 살충제를 피하며 토양을 갈고, 물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테라 비티스(Terra Vitis) 환경인증도 획득했다. 테라 비티스는 프랑스 농무부가 포도나무와 수확 보호, 인간에 대한 책임, 살충제 및 살균제 저감 등을 살펴 부여하는 친환경 인증이다.

수확 시 모든 포도는 손으로 수확한다. 낮은 높이의 바구니를 사용해 포도가 어떠한 물리적인 손상도 입지 않게끔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샤또 라울 그라브 루즈 제조의 특징으로 꼽힌다. 수확한 포도는 압착해 젖산 발효 후 12개월간 오크 배럴에서 숙성을 거친 후 병입한다.

샤또 라울 그라브 루즈는 메를로 비율이 62%를 넘는데도 까베르네 소비뇽만큼이나 강하고 묵직한 맛을 냈다. 강한 탄닌이 천 모금부터 입을 쩍 붙게 만들었다. 자갈이 많고 따뜻한 샤또 라울의 땅심이 메를로를 카베르네 소비뇽을 능가하는 힘과 무게를 지니게 만든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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