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허니문 효과' 끝났나.. 지지율 하락 속 박순애·김승희 거취 고심
'허니문 효과가 끝난 것일까.'
취임 50일을 넘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찮다. 윤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3박 5일간 한미일 안보협력 복원과 유럽을 겨냥한 세일즈 외교라는 순방 보따리를 풀어냈지만 민심은 냉랭할 뿐이다. 대내외 경제 위기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들의 자질 논란과 여권 내 주도권 다툼에 대한 피로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尹, '순방 보따리'에도 데드크로스 걱정할 판
1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6월 5주(지난달 28~30일 실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관련해 긍정 평가는 43%, 부정 평가는 42%였다. 윤 대통령이 기대한 순방 효과는커녕 데드크로스를 걱정해야 하는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여론 추이는 보다 심각하다. 6·1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둔 직후인 6월 1주 조사와 비교할 때, 한 달 새 긍정 평가(53%→43%)는 10%포인트 감소한 반면, 부정 평가(34%→42%)는 8%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6월 1~5주) 중도층의 이탈 폭이 컸다. 중도층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긍정 평가는 51%에서 37%로 14%포인트 감소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보수층에서도 81%에서 71%로 10%포인트 감소했다. 지역·세대별로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71%→51%)과 60대(68%→57%)에서도 하락폭이 작지 않았다.
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기관 4곳이 실시하는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6월 이후 격주 단위로 실시한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54%(6월 1주)→49%(3주)→45%(5주)로 하락세인 반면, 부정 평가는 27%→32%→37%로 오름세를 보였다.
정책 제시보다 검경 장악·여권 파워게임만
이 같은 경고음은 예고된 바다. 여권 일각에서도 외교보다 오히려 내치와 관련해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거둔 압승에 가려져 있었을 뿐, 윤석열 정부가 국정 어젠다 제시나 복합적 위기 돌파를 위한 정책 대안 준비보다 검경 장악에 몰두하거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진실 공방에 기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한국갤럽 조사에선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로 인사(18%)와 경제·민생(10%)을 꼽은 이들이 많았다. 윤 대통령 순방 도중 돌출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과 음주운전 논란이 있었던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조교 갑질 의혹 등도 일반 국민들의 시각에선 가볍지 않다는 뜻이다. 특히 김 후보자의 경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악재에도 새 정부 경제팀과 여당이 체감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영향도 크다. 이런 가운데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차기 당권을 둘러싼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윤 대통령과 가까운 핵심 관계자) 의원들 간 끝모를 파워게임만 벌이고 있다.
국내 현안 입 닫은 尹... 장관 후보자 거취 장고
윤 대통령은 귀국길 기내간담회에서 장관 후보자 거취 등 국내 현안에 대한 질문에 "서울에 돌아가서 파악해보고 답변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후 참모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어 현안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순애·김승희 후보자의 경우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기한(6월 29일)이 지난 터라, 윤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도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다만 임명 강행 시 더불어민주당의 반발을 초래해 국회 원 구성 협상에 악영향을 주거나, 야당 단독 원 구성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야당의 요구대로 지명철회를 하자니, 김인철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호영 전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부실 검증'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부담이다.
치안감 인사 번복과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대한 반발 성격으로 사의를 표명한 김창룡 경찰청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주말 동안 깊게 고민하고 결론을 내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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