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닫는 美, 2분기 연속 역성장 유력.. 침체 공포 커진다

김신영 기자 2022. 7. 2.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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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진 美 침체 그늘. 전세계로 확산 우려
물가 반영한 美소비증가율 -0.4%
유통업체에 쌓인 재고 역대 최고
모든 지표가 아래로… - 미 소비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는 발표가 나온 지난달 30일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가 컴퓨터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연방준비제도가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미 경제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는 소비가 빠르게 식는 중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산 가격이 급락하는 가운데 소비가 줄고 재고가 느는 등 경기 침체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되면서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경제성장률(전 분기 대비)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경제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경우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1·2분기 이후 처음이다.

물가까지 계속 오르는 와중에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물가 상승을 동반하는 경기 침체)이 발생해 글로벌 경제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공포가 번지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달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1%에서 2.9%로 대폭 하향 조정했는데, 미국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침체할 경우 연쇄 침체가 번지며 글로벌 경제가 더 식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럽중앙은행이 이번 달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1일 발표된 유로존(유로 사용 19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6%를 기록, 1997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미 소비 지출 사실상 ‘마이너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발표된 미 소비지출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자산 가격이 하락해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물가까지 계속 오르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결과다.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개인 소비 증가율은 전월 대비 0.2%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0.6% 증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계산한 실질 개인 소비는 0.4% 감소했다. 소비가 줄며 미 유통 업체들에 쌓인 재고는 지난 4월 6972억달러어치를 기록, 코로나 초기인 2020년 3월(6605억달러)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로 올라갔다.

미 경제성장률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소비가 빠르게 식으면서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1분기(연 환산 기준 -1.6%)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침체로 빠질 가능성은 매우 커졌다. 시장 정보 회사인 ‘S&P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미 소비지출 통계가 발표된 직후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1.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주 초까지만 해도 소폭 성장을 예상했지만 소비 감소가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려 2분기 연속 경제 역(逆)성장이 발생하리라고 본 것이다.

◇그래도 뜨거운 물가… “연준 이달에도 자이언트스텝”

물가 상승률이 진정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 탓에 연준이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고 글로벌 침체를 유발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확산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5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6.3%(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다. 40년 만에 최고치였던 4월과 같은 높은 수준이다. 연준이 물가 지표로 삼는 PCE 물가는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많은 항목을 집계한다.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으면서 연준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 말(26~27일) 열리는 기준금리 결정 회의 때 또 한번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채권 시장의 동향으로 연준 기준금리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는 7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83%로 예상하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은 이미 크게 하락한 자산 가격을 더 끌어내리고 소비와 투자를 줄게 해 세계 경제를 침체로 끌고 들어갈 위험이 크다.

에릭 닐슨 유니크레디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내년쯤이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막을 내리고 침체에 관한 우려가 글로벌 경제를 지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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