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내려도 안팔려" 수도권 매매 지수 3년만에 최저수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과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수도권 전역에서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매수 수요 감소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8을 기록했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가 9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9년 8월 12일(89.6) 조사 이후 처음이다. 서울(87.0)은 8주 연속 매매수급지수가 하락했고, 전국(92.6) 기준으로도 6주 연속 내림세다. 5월 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 유예 조치가 시행되고서 시중에 아파트 매물은 늘었지만,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산출하는데,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아파트 매수 수요가 줄면서 거래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서울시가 집계한 5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734건으로 작년 5월(4900건)보다 65% 급감했다. 통계 집계 이후 5월 기준으로는 가장 적다. 서울 송파구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호가를 1억원 내린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 문의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5월 경기도 아파트 매매 거래도 1년 사이 1만5171건에서 5755건으로 62%나 줄었다.
거래 부진으로 집값도 약세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값은 0.19%, 경기도는 0.51%씩 각각 내렸다. 작년 상반기엔 경기도는 폭등세(10.33%)를 보였고, 서울도 2.29% 올랐다. 이남수 신한은행 행당동 지점장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8%에 육박하고,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된 상황에선 실수요자도 선뜻 나서기 힘들다”며 “당분간 거래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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