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이 주는 행복감? 肉香 빼어난 고기만 못하죠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2022. 7. 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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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맞춤 셔츠 메이커의 단골]
안은진 스테디스테이트 대표
서울 논현동 '대삼식당'의 냉동삼겹살./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맞춤 셔츠 전문점 ‘스테디스테이트’ 안은진(38) 대표는 이슬 맺힌 채소만 먹을 듯한 외모와 달리 상당한 고기 마니아다. “원래 고기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3년 전 저탄고지 식단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먹고 있어요. 저탄고지가 저하고 잘 맞는지, 출산 이전 체중으로 돌아갔고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콜레스테롤 수치 등 건강도 전반적으로 좋아졌고요. 하루 600g을 세 끼 나눠서 먹어요. 프라이팬이나 미니 오븐에 구워서 채소와 소량의 탄수화물을 곁들이죠. 육향(肉香)을 즐기기 위해 소금 외에 다른 양념은 거의 하지 않아요.”

그는 “저탄고지를 시작한 이후 유일한 사치가 고기”라고 했다. “쇼핑을 예전처럼 하지 않아요. 대신 좋은 고깃집에 가요. 그 어떤 명품백도 주지 못하는 행복감을 고기에서 느낀답니다(웃음).” 그가 즐겨 찾는 단골 고깃집 4곳을 알려줬다.

대삼식당: ‘냉삼’ 이제 바싹 굽지 마세요

“이 집은 삼겹살 1인분에 180g으로, 요즘 130~150g씩 주는 다른 고깃집보다 양이 많아요. 찌개, 볶음밥 등 식사 주문할 때 달걀 프라이 추가가 가능한데, 개당 500원씩 받아요. 일행이 볶음밥 시키면, 저는 달걀 프라이를 많이 추가해서 밥 대신 먹어요.”

흔히 ‘냉삼’이라 부르는 냉동 삼겹살의 부활에 기여한 집. 이곳 임승환 대표는 “과거 냉삼은 품질이 떨어졌기 때문에 얇게 썰어서 과자처럼 바삭하게 구워 먹었지만, 요즘은 생삼겹살 뺨치게 육질이 뛰어나 살짝 노릇할 정도로만 익혀 드시기를 추천한다”고 했다.

식사 메뉴로 서울 세관 맞은편 골목에 있는 1호점은 부대찌개와 비슷한 섞어찌개가, 학동사거리 인근 2호점은 순두부찌개가 인기다. 안 대표는 “저녁에만 여는 1호점과 달리 2호점은 점심에도 영업하는 데다 발레파킹도 가능해 즐겨 찾는다”고 했다.

삼겹살 1만4000원, 순두부찌개 8000원, 볶음밥 3000원. 서울 강남구 선릉로145길 3, (02)517-6333(2호점)

북악정: 전국적 명성의 동네 고깃집

“구기동 살 때 알게 된 ‘동네 고깃집’이예요. 고기 품질이 뛰어나고 육향을 적절하게 느낄 수 있어서 먹으면서 행복해요(웃음). 테이블 간격이 넓고 환풍 시설이 잘 돼 있어서 쾌적하게 고기를 먹을 수 있죠. 신관이 오픈하면서 이 장점은 더욱 강화됐어요. 간장새우, 백김치 등 밑반찬도 잘 나오고요.”

동네 고깃집이라기엔 너무 긴 역사와 전국적 명성을 가진 집이다. 본관 바로 앞에 신관이 최근 문 열면서 예전보다 자리 예약하기가 수월해졌다.

궁중갈비 4만8000원, 궁중생갈비 5만3000원. 서울 종로구 평창문화로 169, (02)395-1001

용문갈비: 허름하지만 고급스런 노포

“용산역 뒤 용문시장에 있는 50년 가까이 된 오래된 갈빗집이예요. 자리에 앉으면 물수건을 내주는데, 항상 정갈하게 산뜻한 온도로 준비돼 나오고, 간판·미닫이문이 오래됐는데도 잘 관리된 모습에서 어떤 식당인지 드러나는 것 같아요. 노포 느낌이 물씬하면서도 고급스럽달까요. 주로 돼지갈비를 시키는데요. 고기도 맛있지만 흑미로 지은 공기밥, 정갈한 쌈채소, 살얼음 동동 뜬 동치미 등 고기 외 많은 요소들이 두루 매력적입니다.”

작고 허름한 것치곤 고깃값이 싼 편도 아니지만 점심·저녁 손님으로 미어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일체 국산으로만 내는 소·돼지고기 품질, 절묘한 양념, 무생채·파채·동치미 등 밑반찬, 식사로 내주는 김치국수 등 빠지는 게 하나도 없다.

소갈비 5만2000원, 돼지갈비 2만2000원, 삼겹살 1만8000원. 서울 용산구 새창로 127, (02)712-3900

마장동 한우촌: 다양한 부위 두루 맛보는 재미

“마장동에 고기 먹으러 갔다가 주차하기 편해 보여 들어갔어요. 숙성 잘 된 고기 맛이 뛰어나요. 사다가 집에서 구워 먹어도 맛있어요. 직접 구워 먹어야 해 조금 불편한 데다 사이드 메뉴나 분위기가 제 취향은 아니지만 질 좋은 숯, 고기 굽기 적합한 열판 등 소고기 구워 먹기에 최적으로 세팅돼 있어요.”

마장동에서 드물게 매장 입구에 넓은 주차장을 보유한 집이다. 입구 진열대에서 고기를 골라 구입한 뒤 테이블에서 구워 먹는 방식의 정육식당이다. 대부분 정육식당이 최하 구매 단위가 300~400g인 반면, 이 집은 100g씩 소량 구매도 가능하다. 구매 가능한 부위도 약 15가지로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고기 가격은 시세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 고깃집보다 확실히 저렴하다.

한우갈비탕 1만3000원, 한우 국밥 6000원. 서울 성동구 마장로35길 68 마축일축산물시장, (02)2281-9292

안은진 스테디스테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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