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만에 對中 수출 적자.. 전·철마저 먹구름

최형석 기자 2022. 7. 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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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수출도 꺾였다
러·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에너지 수입 87% 넘게 확대
매월 10~20% 늘던 수출은 지난달 5.4% 증가 그쳐
1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인천 남동공단에서 수출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최근 수출기업이 직면한 어려움이 대부분 단시일 내 개선이 쉽지 않은 대외 요인임을 고려할 때 하반기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일요일인 오는 3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해 수출 확대 방안 등 무역수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무역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최근 무역 적자 흐름은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입 비율을 뜻하는 무역의존도(2019년)는 한국이 64%로 일본(28%)·미국(19%)보다 높다.

◇원자재값 급등에 대중국 적자까지 겹쳐

상반기 수출이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수입도 사상 최대 증가로 수출액을 넘어서며 무역 적자로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다. 관세청에 따르면 상반기 원유·천연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은 879억달러로 작년 상반기(469억2000만달러)보다 87% 넘게 증가했다.

여기에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에서 28년 만의 적자까지 겹쳤다.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5월(11억달러 적자)에 이어 6월에도 12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대(對)중국 무역 적자는 1994년 8월(1400만달러 적자) 이후 지난 5월이 처음이었다.

코로나 봉쇄로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대중 수출은 전년보다 0.8% 하락한 129억7000만달러였다. 아세안(16.7%)·미국(12.2%)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상반기로 봐도 대중 수출은 6.9% 증가하는 데 그쳐 10~30%를 기록한 다른 국가들보다 낮았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달 28일 ″중국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내수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 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하반기 둔화 우려

상반기 사상 최대를 기록한 수출이 하반기에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 들어 매월 10~20%대를 기록한 수출 증가율은 지난달 5.4%로 뚝 떨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2대 수출 주력 업종 150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올 하반기 수출은 작년 하반기보다 평균 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3.8%), 철강(-2.9%), 석유화학·석유제품(-1.1%) 하반기 수출이 작년 하반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업종은 바이오헬스(+0.8%), 자동차·자동차부품(+3.4%), 일반기계·선박(+3.9%) 등이었다.

하반기 수출 감소를 전망한 기업들은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41.2%), 물류비 상승 등 공급망의 어려움(21.9%),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제 상황 악화(21.1%)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금융시장도 실물 둔화 2차 충격

무역이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구조에서 무역 적자 폭이 확대되자 투자 심리도 흔들렸다. 이날 코스피는 2020년 10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장중 2300 선이 무너졌다. 장 초반에 잠깐 상승했으나 곧 하락 전환해 오후 한때 전일 대비 1.76% 떨어진 2291.49까지 내려갔다.

달러 강세(원화 가치 하락)에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3400억원 넘게 주식을 팔고 나갔다. 여기에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빚을 내서 샀던 주식 가격이 떨어져 빚 상환이 불가능해지자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파는 반대매매가 속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도 장 초반 8원 이상 하락(원화 강세) 출발해 1280원대까지 내려갔으나 무역 적자 소식에 상승(원화 약세) 반전했다. 그 결과 달러당 1297.3원으로 마감해 전일보다 1.1원 떨어지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고(高)물가와 미국발(發) 긴축 우려에 먼저 요동쳤던 금융시장이 무역 적자 등 실물경제 우려에 2차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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