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선의 뇌가 즐거워지는 과학] AI도 마음이 있을까? 意識을 연구하라
나는 누구인가.
많은 사람이 흥미롭게 생각하는 이 질문은 실제로 나라는 존재에 대한 답을 얻기에 앞서 우리가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의식’이란 신경과학 분야의 최전선에서 다루는 가장 어려우면서도 흥미로운 주제다. 영국의 신경과학자 아닐 세스는 지난 20년 동안 이 주제를 연구해왔다. 그는 뇌과학자들은 의식을 어떠한 방법으로 측정하며, 뇌가 의식을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은 무엇인지에 대한 최신 이론들을 그의 신간 ‘내가 된다는 것’(흐름출판)에서 친절하게 정리해준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간의 ‘의식’과 ‘자아’에 대해서 단편적인 실험만 접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자유의지’를 측정하고자 한 1980년대 벤저민 리벳의 실험이라든지, 아니면 인간의 ‘의식’을 복사해 컴퓨터에 업로드하려는 ‘마인드 업로딩’처럼 최근에 화두가 된 논쟁들에 대해서만 많이 알려졌다. 가장 최근에는 구글의 인공지능 챗봇 ‘람다(LaMDA)’가 소멸을 두려워하기에 의식을 가지고 있을 거라 이야기한 구글 직원이 해고돼 논란이 되었다. 그러나 정작 ‘의식’이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
우리는 의식을 ‘주관적 경험’에 기반해서 설명하려 하지만 저자는 이를 우리 몸에서 이뤄지는 생물학적, 물리적 과정과 연관해 풀어낸다. 우리의 뇌는 매 순간 변화하는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다 인지하지는 못한다. 그렇기에 주어진 정보를 기반으로 내가 지각할 수 있는 모든 소스를 통합해 바깥세상과 신체 내부에 대한 일종의 ‘모델’을 만든다. 그러니까 의식은 뇌가 만들어낸 일종의 ‘제어된 환각’에 가깝다. 실제로 인간에겐 바깥세상에서 감각기관을 통해 뇌 안쪽으로 전해지는 신호의 양보다, 뇌 안쪽에서 감각기관에 전달하는 인지 예측 신호의 양이 더 많다. 뇌는 세상에 대한 정보보다 내 몸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기에 우리는 우리 안에 존재하는 모델에 더 많이 의존하는 것이다.
마취 또는 혼수 상태의 나, 자고 있거나 꿈꿀 때의 나는 어떻게 다를까. 동물도 마음이 있을까. 기계에게도 마음이 생길 수 있을까. 이 모든 질문들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의식’이다. 그리고 지난 수십년 동안 집대성되어 온 의식 연구들이 한 권의 책에 흥미진진하게 총망라되어 있다. 당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뇌과학의 답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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