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판이 바뀐다]미·유럽도 일할 사람 없어 발동동..자발적 퇴사 급증한 '대퇴직'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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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매달 평균 400만 명이 퇴사하며 구인난을 겪고 있다. 사진은 미국 햄버거 체인점인 웬디스의 구인 광고. [로이터=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7/02/joongangsunday/20220702002049092ckwn.jpg)
미국에선 ‘대퇴직 시대’라고 부를 만큼 일을 그만 두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내 자발적 퇴직자는 지난 3월 사상 최고 수준인 454만 명을 찍은 뒤, 4월 440만 명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 정부가 지급하던 코로나19 지원금이 축소되고, 미국 가계 저축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4.4%)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자발적 퇴사자가 줄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CNN은 “코로나19 이후 직장 내 경력과 승진에 목을 매던 문화를 걷어차 버리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이렇게 퇴사자들이 급증한 이유는 뭘까.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떠날 만큼 일자리가 많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뉴욕타임스는 자발적 퇴사와 이직 비율이 1대 0.91로 거의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매달 평균 400만 명의 미국인 가운데 91%는 이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바라트 라마무르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근로자들은 보수가 더 좋은 새로운 일을 하러 가기 위해 퇴사하고 있다”며 “대퇴직이 아니라 대이직(Great Upgrade)”이라고 밝혔다.

신규 입사를 독려하기 위해 사이닝보너스(일회성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사이닝보너스는 입사시 급여 조건과 별도로 지급하는 보너스다. 미국 아마존은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텍사스 등 미국 전역의 물류 창고에서 사이닝보너스 1000달러(약 120만원)를 제시하며 ‘일할 사람 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 취업 사이트 업체 집리크루터는 “사이닝보너스는 미국 근로자의 4%만 받던 특혜였는데 최근 6개월 사이 22%의 근로자가 받을 정도로 상황이 변했다”고 평가했다.
최근엔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급여 생활자들의 생활고가 가중됐다는 점도 기업들의 고민거리다. 이에 월트디즈니는 지난 4월 플로리다주 디즈니월드 인근에 주택 1300가구가량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 지역 임대료가 지난 2년간 26%나 오를 만큼 생활비가 만만찮은 상황이다 보니 직접 주택을 짓기로 한 것이다.
유럽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최근 영국의 철도 파업을 시작으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해 인력난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벨기에에서도 공공노조가 지난 31일 파업에 돌입했고, 프랑스 샤를드골 공항 직원들은 1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여기에 항공업계에선 코로나19 확산 이후 축소한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일 최대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지난 6월 성명을 통해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는데 기반시설과 지상 조업업체 등의 인력난으로 병목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구인난이 심각하다. 특히 관광업과 외식업계에선 아르바이트 구인난 속에 축하금을 내건 채용공고가 올라올 정도다. 일본 채용정보회사 리크루트에 따르면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 음식점의 아르바이트·파트타임 평균 시급은 지난 5월 1055엔(약 1만원)을 기록하며 4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부상하고 있는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근로자 우위 시장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져들면 일자리가 귀해지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경기침체 우려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직장을 관두는 일에 더 신중해지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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