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는 언제부터 대나무만 먹었을까? 600만년 전 화석 봤더니..
통통한 몸집과 어울리지 않게 대나무를 주식으로 하는 판다. 이런 판다의 독특한 식성이 최소 600만년 전부터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현지 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연사 박물관의 왕 샤오밍 박사 연구팀은 최근 약 600만년 전 자이언트 판다 조상인 아일루락토스(Ailurarctos) 화석을 분석한 결과, 대나무를 잡는 데 쓰이는 ‘가짜 엄지’가 존재했다고 밝혔다.
이 화석은 중국 남부 윈난성 자오퉁시의 슈이탕바 지역에서 발굴됐다. 약 600만년 전 살았던 고대 판다 아일루락토스의 것이다. 눈여겨볼 것은 손목 부위에서 발견된 돌출 뼈다. 연구팀은 바로 이 뼈가 자이언트 판다가 가진 여섯 번째 손가락 일명 ‘가짜 엄지’라고 말했다.
판다의 가짜 엄지는 대나무를 보다 쉽게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쓰인다. 판다가 초식동물로 진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동안 이같은 진화적 적응은 약 15만년 전인 비교적 최근 이뤄진 것으로 여겨져 왔는데, 이번 연구가 무려 600만년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증명해낸 셈이다.
화석에서 발견된 가짜 엄지는 현대 판다의 것보다 더 긴 길이의 직선 모양을 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가짜 엄지는 대나무를 잡고 뜯어먹을 때는 물론 다음 먹이를 찾아 걸어갈 때 몸무게를 지탱하는 용도로도 쓰이는데, 이 과정에서 긴 뼈가 짧은 갈고리형으로 진화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왕 박사는 “대나무를 먹기 좋게 쪼개기 위해 줄기를 단단히 붙잡는 것은 많은 양의 대나무를 먹는 데 가장 중요한 적응”이라며 “육식성 조상에서 진화해 대나무만 먹는 종으로 바뀐 판다는 많은 장애를 넘어야 했을 것이고 가짜 엄지는 그중 가장 놀라운 진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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