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유튜버 풍자 "母 스스로 세상 떠나" 오열(종합)

이지현 기자 2022. 7. 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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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1일 방송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이지현 기자 = 크리에이터 풍자(본명 윤보미)가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리며 오열했다.

1일 오후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트랜스젠더 유튜버로 잘 알려진 풍자가 출연했다. 특히 "어머니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라는 가정사 고백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풍자는 가족과 멀어졌던 과거를 회상했다. 성 정체성에 대한 커밍아웃을 총 세 번 해야 했다는 그는 아버지와 칼을 두고 대치한 적도 있다고 해 안타까움을 줬다.

풍자는 "첫 번째 커밍아웃은 본의 아니게 지인에게 아빠가 전해 들으셨다. 그때는 얘가 왜 이러냐며 대수롭지 않아 하셨다. 두 번째로 했을 때는 아버지가 너무 많이 우셨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는데 어머니의 부재로 인해 너한테 병이 생겼나 보다 하신 거다. 아들이 정신적인 문제가 생겼으니까 고쳐 주겠다는 생각이셨더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 번째 커밍아웃 때는 상황이 달랐다고 했다. 풍자는 "아버지가 심각성을 그때 인지하셨다. 그래서 그때는 정말 칼을 두고 대치했었다"라고 해 충격을 안겼다. 이후 성전환 수술을 한 뒤 찾아갔다는 풍자는 "아버지가 죽어도 이해 못하겠다 하시더라"라고 전하며 완강히 거부하셨다고 회상했다.

결국 풍자는 스무살 때 집을 뛰쳐나왔고, 그 후로 10년간 가족과 교류가 없었다고 알렸다. 그는 "주민등록번호는 아직 바꾸지 않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법적으로는 남성으로 돼 있다. 바꾸려면 지금 가서 바로 할 수 있는데, 아버지와 또 한번 갈등이 생기는 게 무섭다"라는 이유도 털어놨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10년간 안 보고 지내다가 재회를 한 거냐"라고 물었다. 풍자는 "어느 날 뜬금없이 전화가 와서 아버지가 우시더라. 밥 해줄 테니 집으로 오라고 하셨다. 10년이 지났으니까 서로 못 알아봤다. 가족이지만 어색했다. 서로 노력을 많이 했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 뉴스1

풍자는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다. 막냇동생이 3살 때 어머니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등지면서 삼남매를 풍자가 돌보게 됐다고 했다. "어머니는 어떻게 돌아가셨냐"라는 오은영 박사의 물음에 풍자는 조심스럽게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 사기를 당해서 일찍 돌아가셨다"라고 알렸다.

풍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더이상 해드릴 게 없다고 하더라. 시간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집에서 그냥 가족과 시간을 보내라고 했었다. 당시 병원에서 어린 친구들은 옮을 수 있다고 해서 동생들은 교회에 맡겼고, 저 혼자 간호를 했었다"라고 회상했다.

오은영 박사는 "혹시 제초제를 드셨냐"라고 물은 뒤 "제초제는 그걸 마시면 결과적으로는 폐에 문제가 생겨서 호흡 곤란으로 돌아가시게 된다. 대체로 농약 마시면 응급실에 가면 위 세척을 하는데 제초제는 워낙 독해서 토사물로 나와도 그게 다른 사람에게 흡수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것을 혼자 감당했다는 풍자는 "제가 임종까지 다 봤었다. 그냥 방 한 칸에 엄마랑 단둘이 있었다. 그때는 일주일간 자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혹시나 어떻게 될까 봐 그랬다"라면서 "제가 자고 있을 때 농약을 드신 거다. 어머니 빈소에 앉아서 든 생각이 '왜 바보처럼 그때 내가 잠을 자다가 이런 일을 만들었을까, 만약 안 잤다면 농약을 뺏을 수도 있었을 텐데' 싶더라"라고 속내를 고백했다. 그러자 오은영 박사는 "풍자씨 탓이 아닌데, 자꾸 내가 일어나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라며 죄책감을 안타까워했다.

풍자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어머니 산소에 가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엄마는 돌아가시고 나서 지금 제 모습을 못 보지 않았냐. 그러니까 더 못 가겠더라"라고 솔직히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어떤 모습이라도 어머니는 자식을 반가워하실 거다, 굉장히 보고 싶어 하실 것"이라고 위로했다. 결국 풍자는 오열했다. 오은영 박사의 위로를 받은 풍자는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ll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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