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대법원, 낙태 이어 온실가스 규제도 제동... 백악관 “퇴행적 결정”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2. 7. 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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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청이 권한 넘는 규제” 주정부·석탄회사 손 들어줘
바이든 정부·환경단체 반발 “퇴행적이고 파괴적인 결정”
연방대법관에 첫 흑인 여성 취임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행정부의 석탄 및 가스·화력발전소 온실가스 배출 규제 권한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놨다. 최근 보수 우위 대법원이 여성 낙태권을 보장한 판례를 뒤집은 데 이어 이날도 보수 성향 판결을 내놓자 민주당과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판결”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 환경 대처를 위해) 쓸 수단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환경청(EPA)의 온실가스 배출규제 권한을 제한하는 판결을 내린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대법원 청사 앞에서 기후 운동가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환경청이 석탄 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방출을 광범위하게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것은 아니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전국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목표도 큰 타격을 받게 됐다. 2022.7.1/로이터 연합뉴스

연방대법원은 이날 화력발전소가 밀집한 웨스트버지니아주 등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18주 정부 및 미국의 일부 석탄회사들이 환경청(EPA)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한 판단을 내렸다. 앞서 오바마 행정부 당시인 지난 2015년 EPA가 화력발전소 등의 탄소 배출을 제한하는 연방 차원의 규제 ‘클린파워플랜(CPP)’을 발표한 데 대해 이들은 “EPA가 권한을 넘어 과도한 규제를 내놨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6대3으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존 로버츠 대법관은 다수 의견서에서 “그 정도 규모와 파급력이 있는 결정(규제)은 의회가 하거나 의회의 명확한 임무를 받은 기관이 해야 한다”고 했다. 백악관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나라를 퇴행시키려는 파괴적인 결정이다.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첫 흑인 여성 대법관 취임 선서 - 커탄지 브라운 잭슨(왼쪽) 미 연방대법원 신임 대법관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대법원 청사에서 남편 패트릭 잭슨이 들고 있는 성경에 손을 얹고 전임자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 앞에서 선서하고 있다. 그는 연방대법원 233년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대법관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이날 연방대법원 233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흑인 여성 대법관이 취임했다. 커탄지 브라운 잭슨 신임 대법관은 이날 퇴임한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 후임으로 취임식을 갖고 “그(브라이어 대법관)의 모범적인 봉사를 따라 나는 미국인에게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여성 대법관으로는 역대 여섯 번째, 흑인으로는 세 번째이며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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