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형 국제결핵연구소장 "항생제 내성 해결이 결핵 퇴치 난제..잠복결핵 발병 막기 위해 투자 절실"

전 세계 인구의 약 25%가 결핵에 감염되어 있고(잠복결핵), 이로 인해 한 해 1000만여명의 환자와 15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지난해 국내 신규 폐결핵 환자 수는 1만8335명으로 10년 전인 2011년(3만9557명)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여전히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정부는 제2기 결핵관리종합계획에서 ‘퇴치 수준’(인구 10만명당 신환 발생률 10이하) 달성 목표 연도를 2030년으로 제시했다.
이덕형 국제결핵연구소장(65·사진)은 1일 “우리나라 연간 결핵 신환자 발생이 2020년 1만9933명으로 결핵관리 역사상 처음 2만명 아래로 떨어졌고, 2021년 1만8335명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결핵 퇴치를 위한 지속적 노력에 따른 성과”라며 “노령층 검진, 결핵 의심사례 관리, 잠복결핵 관리, 치료 지원, 진단·치료·백신 연구·개발, 대응 체계와 역량, 국제공조 등에서 적극적인 투자와 집요한 노력을 지속하면 ‘어느 날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퇴치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핵은 전신에 발병하지만 폐결핵이 가장 흔해 일반적으로 결핵 하면 폐결핵을 말한다. 폐결핵은 발열과 기침, 객담 등이 주요 증상이다. 또한 기운이 없고 쉽게 피로를 느끼며 체중이 감소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결핵 퇴치의 실제적 장애 요인은 6개월 이상의 약물 복용 치료 기간과 간독성 등 약제 부작용이다. 최근 효과적인 신약의 등장으로 다제내성 결핵 치료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국제결핵연구소는 2003년 체결된 ‘한·미 보건 양해각서’의 이행으로 2005년에 발족했고 2009년 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협력병원, 국내외 학계, 연구기관 그리고 연구지원기구들과 파트너십을 이뤄 다제내성 결핵의 신약(베다퀼린, 델라마니드, 프레토마니드) 추가 치료와 치료 기간 단축 임상 평가, 다제내성 결핵의 신속 진단을 위한 연구·개발, 잠복결핵의 발병 예방 기술 개발 그리고 성인 결핵 예방 차세대 백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다제내성 결핵의 광범위한 확산으로 결핵은 이미 ‘만성 팬데믹’ 상태입니다. 결핵의 변종도 문제입니다. 기본 치료제인 아이나와 리팜피신 그리고 플루오로퀴놀론 계열 항생제와 항결핵 주사제에도 잘 듣지 않는 광범위내성 결핵이 그것이지요. 치료 성공률이 30%를 넘지 못합니다. 광범위내성 결핵은 결핵 퇴치에서 매우 힘든 숙제이고 항생제 내성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결핵연구소는 다제내성 결핵의 신속 진단을 위해 결핵임상진단제 컨소시엄(TBCDRC), 혁신진단제 재단(FIND)과 광범위내성 결핵을 2시간 내에 검출할 수 있는 자동진단 시스템을 개발하여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하게 했다. 후속으로 국내 기술 기반의 공동연구를 통해 ‘현장형’ 다제내성 결핵 진단도구(키트)를 개발 중이다.
“잠복결핵의 5~10%가 결핵으로 발병합니다. 그러니 결핵 퇴치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잠복결핵의 발병 예방을 위한 효과적 개입과 관련 연구의 뒷받침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 소장은 “잠복결핵의 정확한 진단법이 필요한데, 현재 투베르쿨린 검사는 간편하고 비용이 낮지만 위양성 비율이 높고, 인터페론 감마 검사(IGRA)는 진단의 정확도는 높으나 고가의 검사장비를 갖춘 실험실이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특이항원을 사용한 검사법(TBST)을 채용한 제품들이 개발되어 임상시험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국가결핵관리 프로그램, 다제내성 결핵에 관한 풍부한 치료 경험, 결핵 관련 바이오자원 그리고 기초연구 기반 기술을 갖추고 있다. 국제적으로 결핵 퇴치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그리고 매우 희소한 연구인력의 확보 유지에 장기간 투자가 필요하다. 이 소장은 “결핵 연구를 위한 고위험병원체 실험실이 유지되게 하고, 새로운 진단키트나 치료제 및 차세대 결핵 백신의 임상시험을 지원하는 안정적 공적 기금이 담보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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