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권의 '보루' 혁명수비대, 이상 징후..지휘관들 숙청·사망 잇따라
이란 정권 수호의 ‘최후 보루’이자 최고의 권력기관인 최정예 ‘혁명수비대’가 최근 잇따라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권력의 핵심에 있던 최고 지휘부 인물들이 연이어 숙청되고, 핵심 간부들이 괴한 공격에 피살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친위대 역할도 하고 있어 이 조직이 흔들릴 경우 현 이란 정권 내부에서 불안감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내에서도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갖고 있던 정보부대 수장 호세인 타에브 장군이 총사령관 고문으로 좌천됐다. 그는 12년간 혁명수비대 정보부대를 이끌면서, ‘언터처블(untouchable)’한 존재감을 보인 인물이라고 NYT는 전했다. 또 최고지도자 경호를 맡는 ‘알리 아므르 부대’ 책임자 에브라힘 자바리도 최근 보직 해임됐다. 혁명수비대 고위 지휘관 중 한 명인 알리 나시리 장군이 최근 비밀리에 구속됐다.
미 자유유럽방송은 “이번 숙청은 핵과 군기밀 시설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혁명수비대가 강경파 정치인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알리 압타니 전 이란 부통령은 NYT 인터뷰에서 “이란의 단단한 기반인 정보 당국의 힘이 최근 몇 년 사이 내부 정보 유출과 이스라엘의 광범위한 작전으로 손상됐다”고 분석했다.
혁명수비대 간부들에 대한 공격과 사건·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혁명수비대 해외 공작 부대인 쿠드스군 지휘관인 알리 에스마일자데 대령이 ‘집에서 벌어진 사고’로 사망했다. 지난 5월 22일에는 샤야드 호다이 대령이 테헤란 동부에 있는 집 근처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온 괴한에 의해 총 5발을 맞고 사망했다. 지난달 13일 이란 군 당국은 “혁명수비대 항공군 소속인 알리 카마니가 중부 호메인에 있는 기지에서 ‘순교’하고, 모하메드 압두스가 북부 셈난 지역에서 ‘작전’ 중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최근 열린 서방 진영과의 핵 협상에서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과 미국·유럽연합(EU)·유엔 등 서방은 지난달 카타르 도하에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회담을 열었는데, 이란이 혁명수비대에 대한 미국의 테러집단 지정을 풀어달라고 주장하면서 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다. JCPOA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대신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인데, 과거 한 차례 타결됐다가 양측 관계 악화로 붕괴됐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시절 JCPOA에서 탈퇴하고 혁명수비대를 테러집단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혁명수비대의 미국 관할 내 자산은 동결돼 있으며, 혁명수비대와 거래한 기업은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는다.
혁명수비대는 이란이 육·해·공 정규군과는 별도로 운영하는 15만명 규모의 엘리트 친위대 군 조직이다. 산하에 육·해·공군과 해외 작전 특수부대 등이 있으며, 해외 작전과 호르무즈 해협 순찰, 최고지도자 경호 등을 담당한다. UPI통신은 “혁명수비대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직보하는 것은 물론 이란의 모든 금융·통화·경제를 지배하며, 세금도 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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