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 찾은 이상민 장관 "경찰국 오해 과도..청장 후보군 면담 필요"

강연주 기자 2022. 7. 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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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경찰들과 20여분 비공개 간담
경찰 내부망선 "압박하나" 반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이 1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를 방문해 배용석 마포경찰서장(왼쪽)의 안내를 받고 있다. 한수빈 기자

“불순한 이유를 갖고 여러분을 선동하는 것, 그렇게밖에 얘기가 안 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를 찾아 일선 경찰관들의 ‘경찰국 설치’ 우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20여분의 비공개 간담회를 마치고 “일선 경찰들이 심각한 오해를 하고 있다”며 “비정상을 정상화하겠다는 현 정부의 의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안 돼 있다”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경찰 관계자들은 현장 분위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의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경찰 내부망에서 이 장관의 이날 현장 방문에 대해 “행안부의 지시를 따르라는 무언의 압박”이라는 등 반발이 잇따랐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 장관과 일선 경찰들의 간담회는 홍익지구대 내부에서 이날 오후 2시20분쯤 시작됐다. 테이블에는 배용석 마포경찰서장과 조영호 홍익지구대장, 지구대 관계자 등 7명이 앉았다.

이 장관은 준비해 온 15분간의 모두발언을 통해 경찰국 신설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경찰 일선의 우려와 각종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장관은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표현을 썼다. 이전 정부까지 청와대 수석비서관실 등을 통해 밀실에서 이뤄지던 경찰 인사나 행정 등을 경찰국 신설을 통해 양지화하겠다는 취지다. 행안부 안에 경찰국을 신설해 경찰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견해에 대해서는 “경찰국 인원이 많아야 20명 정도 될 텐데, 그 정도 인원이 13만~14만명 정도 되는 경찰을 장악할 수 있겠느냐”며 “이런 소수의 인원 가운데 경찰을 장악할 정도의 인재가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일반 출신 경찰공무원의 고위직 승진 확대 방안과 복수직급제 개선, 경찰의 공안직화 등 처우 개선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일종의 ‘당근’을 함께 제시한 것이다. 이 장관은 다음주에는 영호남 일선 경찰들과도 비슷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장관은 이날 다음주로 예상되는 차기 경찰청장 내정자 발표와 관련해 “후보군 면담이 필요하다”고 밝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지난달 초 차기 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들과 사전 면담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면접 심사’ ‘청장 감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장관의 ‘경찰 통제 드라이브’를 둘러싼 일선 경찰들의 비판은 이날도 이어졌다. 부산의 전·현직 경찰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을 비판했다. 경찰 내부망에서는 이 장관의 지구대 방문 일정을 두고 “‘잠자코 나의 지시를 따르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보인다”는 글이 달렸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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