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 찾은 이상민 장관 "경찰국 오해 과도..청장 후보군 면담 필요"
경찰 내부망선 "압박하나" 반발
“불순한 이유를 갖고 여러분을 선동하는 것, 그렇게밖에 얘기가 안 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를 찾아 일선 경찰관들의 ‘경찰국 설치’ 우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20여분의 비공개 간담회를 마치고 “일선 경찰들이 심각한 오해를 하고 있다”며 “비정상을 정상화하겠다는 현 정부의 의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안 돼 있다”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경찰 관계자들은 현장 분위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의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경찰 내부망에서 이 장관의 이날 현장 방문에 대해 “행안부의 지시를 따르라는 무언의 압박”이라는 등 반발이 잇따랐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 장관과 일선 경찰들의 간담회는 홍익지구대 내부에서 이날 오후 2시20분쯤 시작됐다. 테이블에는 배용석 마포경찰서장과 조영호 홍익지구대장, 지구대 관계자 등 7명이 앉았다.
이 장관은 준비해 온 15분간의 모두발언을 통해 경찰국 신설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경찰 일선의 우려와 각종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장관은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표현을 썼다. 이전 정부까지 청와대 수석비서관실 등을 통해 밀실에서 이뤄지던 경찰 인사나 행정 등을 경찰국 신설을 통해 양지화하겠다는 취지다. 행안부 안에 경찰국을 신설해 경찰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견해에 대해서는 “경찰국 인원이 많아야 20명 정도 될 텐데, 그 정도 인원이 13만~14만명 정도 되는 경찰을 장악할 수 있겠느냐”며 “이런 소수의 인원 가운데 경찰을 장악할 정도의 인재가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일반 출신 경찰공무원의 고위직 승진 확대 방안과 복수직급제 개선, 경찰의 공안직화 등 처우 개선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일종의 ‘당근’을 함께 제시한 것이다. 이 장관은 다음주에는 영호남 일선 경찰들과도 비슷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장관은 이날 다음주로 예상되는 차기 경찰청장 내정자 발표와 관련해 “후보군 면담이 필요하다”고 밝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지난달 초 차기 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들과 사전 면담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면접 심사’ ‘청장 감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장관의 ‘경찰 통제 드라이브’를 둘러싼 일선 경찰들의 비판은 이날도 이어졌다. 부산의 전·현직 경찰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을 비판했다. 경찰 내부망에서는 이 장관의 지구대 방문 일정을 두고 “‘잠자코 나의 지시를 따르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보인다”는 글이 달렸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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