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도입했고 미국도 추진하는 '횡재세'..우리는?

서영민 2022. 7. 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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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급출발과 급정거 피하고, 트렁크를 비워라. 토요일은 기름값이 비싸니까 피해라.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이 소개한 기름값 아끼는 방법입니다.

지면 한 장을 꽉 채웠는데,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는 서민들 고민, 이렇게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세계가 고유가에 시달리는 가운데 정유사만 앉아서 돈 번다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영국은 정유사들의 늘어난 이윤에 이른바 횡재세라는 것을 부과하기 시작했고, 미국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 횡재세를 도입할지를 놓고 찬반 여론이 팽팽합니다.

서영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전쟁으로 이익 보지 마라'며 영국은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해 한시적 초과이윤세 25%를 부과합니다.

BP나 쉘 같은 석유회사로부터 이른바 횡재세 명목으로 걷을 돈은 약 50억 파운드, 우리 돈 8조 원에 육박합니다.

이 돈을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가구와 장애인 지원 등을 위해 쓰겠다는 게 영국 정부의 생각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하느님보다 돈을 많이 벌었다'고 석유회사를 비판한 미국도 초과 이익에 20%대의 세금 부과를 추진 중입니다.

우리가 횡재세 논의를 시작한 배경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가 급등세 속에 비싼 가격을 등에 업은 정유사 등 대기업만 호황을 누린다는 문제의식입니다.

[김남근/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 : "폭리를 취하는 대기업들로부터 횡재세 같은 것들을 거두어서 생존의 위기에 몰려있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는 것들이 정부가 시장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역할이라 할 것입니다."]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원유를 직접 채굴하는 경우라면 급등한 유가 만큼 큰 돈을 벌었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 정유사는 원유를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얻는 이익이라는 겁니다.

지금은 원유를 정제해 얻은 이익이 일시적으로 크지만, 불과 2년 전인 2020년에 정유 4개 사는 정제 차익이 줄면서 큰 손실을 보기도 했습니다.

[강승진/한국공학대학교 에너지대학원 교수 : "굉장히 높은 이득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어떤 세금이라는 제도보다는, 정유사가 본연의 업무인 에너지 개발, 기술 개발, 미래의 에너지 기술개발 이쪽에 R&D 투자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물가 고통으로 촉발된 횡재세 부과 논의는 고통분담과 공정한 시장 기능 유지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촬영기자:이경구/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이근희

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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