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대 최대 상반기 100억달러 무역적자, 다각적 대책 세워야
상반기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액은 577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19.4% 증가한 602억달러였다. 무역수지는 24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석 달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6~9월) 이후 1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상반기 누적 무역적자는 103억달러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상반기(91억6000만달러)를 넘어선 최대 규모이다.
대규모 적자는 글로벌 에너지가격 급등 영향이 가장 크다. 상반기 에너지 수입액은 878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7.5% 늘어나 무역적자를 키우는 요인이 됐다. 원유(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배럴당 63.5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101.8달러로 60% 뛰었고, 같은 기간 액화천연가스(LNG)는 229%, 석탄은 223% 폭등했다.
가격이 급등하는 시기에 에너지 수입물량도 늘었는데, 이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관세청 통계를 보면 석탄과 원유는 올해 상반기 수입물량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각각 9.1%, 6.4% 증가했다. 석탄은 주로 발전용인데 상반기 석탄화력 발전량이 늘어난 것도 아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연료 비축을 위해 사기도 한다”고 밝혔다. 1년 새 석탄 가격이 세 배 넘게 올랐다면 수입시기를 조정하거나 대체 수입처를 찾는 게 옳다. 원유 수입을 늘린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급증해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을 낮출 여지는 없는지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하반기에도 수출 둔화와 수입 증가세가 이어져 적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수출 대기업을 상대로 최근 조사한 결과 하반기 수출증가율이 0.5%로 예상됐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 외부 요인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무역적자가 커지면 소득·서비스 수지를 합한 경상수지마저 적자를 낼 수 있다. 이는 대외신인도 하락과 원화가치 하락, 외국인 자본 유출, 외환 부족 등 악순환을 부른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다각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들은 수입처 다변화와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에 나서고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등 외환 안전판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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