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죽는 게 뭐 어때서?..노인 1인 가구 '고독사'에 대한 편견 뒤집기[책과 삶]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
우에노 지즈코 | 이주희 옮김
동양북스 | 1만3500원 | 216쪽
“ ‘혼밥’ ‘혼술’ ‘혼캉스’는 있는데 왜 ‘혼죽음’이란 단어는 없을까?”
조금은 불경스러운 질문일지 모르지만 이는 일본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의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를 관통하는 핵심 질문이다.
이 시대에 혼자 하는 여가, 소비는 더 이상 터부가 아니며, 외려 미디어와 광고에 의해 적극 권장된다. 하지만 여전히 ‘혼자 죽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굳건하다.
그간 가부장제와 여성주의, 1인 가구의 노후 등과 관련해 연구, 저술 활동을 활발히 해온 우에노 지즈코는 이 책을 통해 묻는다. “혼자 죽는 게 뭐 어때서?” 그간 미디어에 비쳤던 ‘고독사’의 이미지는 시신을 발견하는 자의 시각에서 그려져온 것이었다. 즉 당사자의 시각이 아닌 타자화된 죽음이다. 죽는 사람 입장에서, 말년을 시설이나 병원에서 보내지 않고 사회적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에서 지내다가 반듯하게 사망하는 것은 썩 괜찮은 일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노인 1인 가구는 쓸쓸하다는 ‘편견’도 뒤집는다. 외려 가족과 함께 사는 노인의 우울감이 더 높다. 치매 등의 노환이 있어도 돌봄 서비스와 인프라만 충분하다면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 단 돌봄을 사회적으로 제도화하기 위한 논의는 필수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일본의 간병보험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재택혼죽음(在宅ひとり死)’을 가능케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 책은 그간 젊은 1인 가구의 ‘소비’와 나이든 1인 가구의 ‘고독사’로 양극화되어온 담론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는 도발적인 시도다. 또 1인 가구 비율이 40%를 넘어선 한국에서 현재진행형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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