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환자 30%가 치료제 복용 중단한 이유는?

권대익 입력 2022. 7. 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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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비만인 사람 10명 중 3명은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제 복용을 중단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비만학회(이사장 이창범)이 발표한 ‘비만 진료에 대한 인식 및 현황 조사’에서다.

이번 조사는 5월 27일~6월 24일 4주 동안 774명의 의사들을 대상으로 웹 기반 온라인에서 이뤄졌다. 전체 응답자 중 개원의 79%, 종합병원 21%, 진료과는 내과 36%, 가정의학과 32%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81%)는 ‘비만은 다양한 만성 대사 질환 이환율 및 사망률을 높이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답했다.

종합병원이 96%, 개원의가 77%로 종합병원이 개원의 대비 비만 치료 필요성을 중요 시 하는 비율이 19% 높았다.

이어 ‘비만은 만성질환으로 장기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답한 사람도 84%로 높게 나타났다. 해당 문항에서도 종합병원이 98%, 개원의가 80%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비만 치료 인식과 태도는 실제 치료 적극성에도 반영돼 종합병원은 77%, 개원의는 59%가 비만 치료에 적극적이었다.

대한비만학회 제공

비만 치료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의 80~92%가 진료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 이유로 △일반 질환보다 진료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의학 상담 수가가 없음(46%) △영양/운동 상담 등 상담 교육 수가 미책정(16%) △비만 치료제가 비싸(비급여) 환자에게 큰 비용 부담(16%)이 꼽혔다.

특히 비만 진료에 적극적인 종합병원에서도 92%가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비만 진료자의 67%가 ‘다른 질환보다 비만 진료가 더 많이 걸린다’고 답했는데, 비만 진료 초진에 15분 이상 걸리는 비율이 종합병원은 61%, 개원의는 39%였다.

또한 응답자의 7%는 비만 진료를 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로 △비만 진료를 하기에는 외래 환자 진료 시간이 부족해(43%) △비만 치료보다 주요 질환 치료가 더 중요해(16%) △비만 진료에 관심이 없어(12%) 순으로 조사됐다.

진료 시간ㆍ노력 대비 상담 수가가 없어 시간당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병원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에서 현실적으로 많은 시간 배정이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비만 치료 시 종합병원과 개원의 모두 의사 상담과 함께 약물 치료(비만 치료제)를 89%가 시행했고, 약물 치료가 비만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42%였다.

환자가 비만 치료제 처방을 중단한 경우가 33%로, 종합병원에서는 36%, 개원의에서는 32%였다. 그 이유로 비만 치료제가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아 비용 부담을 느껴서라는 응답이 46%로, 비만 치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하지만 약값이 비싸 치료를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치료 시 ‘약물 치료’ 다음으로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히는 ‘영양/운동 상담’은 종합병원에서는 80% 정도 시행하고 있지만, 개원의에서는 45%만 이뤄지고 있었다.

운동 상담은 종합병원과 개원의 모두 52% 정도 이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비만 치료를 위해 영양/운동 상담도 필요하지만 관련 수가가 없어 ‘환자의 40%가 중간에 중단한다’고 답했다.

그동안 비만 치료 수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비만은 비만 자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암, 고혈압, 2형 당뇨병, 뇌졸중, 관상동맥 질환 등을 동반할 수 있기에 적절한 치료ㆍ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창범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은 “효과적으로 비만을 치료하려면 비만 치료제와 함께 식이 요법과 운동이 지속적으로 병행돼야 하므로 의료진은 진료ㆍ상담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고, 환자는 약물 치료 등을 제때 시작하고 중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비만 진료 환자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27~29(46%)가 가장 많았으며, 종합병원의 경우 30~34 35%, 35 이상 3%로 나타나 비만 환자의 BMI 수치가 개원의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였다.

비만 진료 환자 중 동반 질환 보유 비율도 평균 43%로, 종합병원에서 69%로 높게 나타났다.

이재혁 학회 언론·홍보위원회 이사는 “비만은 치료 과정이 상담, 약물 처방뿐만 아니라 영양ㆍ운동ㆍ행동 등 다각적인 접근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기에 비만 치료 관련 급여화가 이뤄져 환자들이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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