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마늘 첫 경매] "본전 못 건질까 걱정"..농민들, 전광판만 바라봤다

김광동 2022. 7. 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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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기대한 것에 미치지 못해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난 5월23일부터 6월10일까지 진행된 풋마늘 경매에선 예상외로 가격이 높게 형성돼 건마늘 경매값도 높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경매 첫날부터 예상을 크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공판장 관계자들은 풋마늘 경락값이 높게 형성되자 기대에 찬 농민들이 건마늘 첫 경매에 출하 물량을 대폭 늘린 반면 응찰에 임하는 중도매인들의 매기는 약화된 것이 경락값을 소폭 올리는데 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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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건마늘 첫 경매 가보니
대서종 경락값 1㎏ 5395원…5500원 못 넘어
높은 풋마늘값 영향 ‘가격 안정조치’ 소문도
김부영 신임 군수, 정부에 농가보호 대책 건의
 

1일 경남 창녕농협 산지유통센터 공판장에서 열린 2022년산 건마늘 첫 경매에서 농민들이 경락값이 적힌 전광판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가격이 기대한 것에 미치지 못해 마음이 무겁습니다.”

1일 경남 창녕농협(조합장 성이경) 산지유통센터 공판장. 올해 건마늘 첫 경매 상황을 지켜본 농민들은 이같이 아쉬움 섞인 목소리를 쏟아냈다. 지난 5월23일부터 6월10일까지 진행된 풋마늘 경매에선 예상외로 가격이 높게 형성돼 건마늘 경매값도 높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경매 첫날부터 예상을 크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이날 창녕농협 건마늘 경매값(상품 1㎏기준)은 대서종이 4000∼7000원으로, 평균 5395원을 기록했다. 남도마늘(상품 1㎏기준)은 평균 6917원에 낙찰됐다. 이같은 가격은 지난해 첫 경매일(2021년 7월1일) 보다 대서종은 501원, 남도마늘은 484원씩 각각 높은 것이다.

하지만 농민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달전쯤 진행된 풋마늘 경매에서 1년전보다 경락값이 1㎏당 평균 1200원 가량 높았던 것에 비하면 이날 건마늘 경락값은 너무 소폭 올랐다는 것이 농민들의 얘기다. 농민 박영복씨(80·창원 의창구)는 “대서종 180㎏(20㎏들이 9망)을 출하했는데, 1㎏당 상품은 5300원, 중품은 4600원, 하품은 4350원에 각각 낙찰돼 전체 경락대금 87만9000원이 찍힌 정산서를 교부받았다”면서 “작년엔 똑같은 물량을 출하해 100만원을 넘겨받았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농민들은 각종 농자재 값과 인건비가 크게 오른데다 지난 겨울 극심한 가뭄 영향을 받아 마늘 수확량이 크게 감소한 현실을 감안하면 대서종 상품 기준으로 1㎏당 경락값이 5500원은 넘어야 겨우 본전을 뽑는 셈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농민 김희영씨(77·대구 달성군 현풍읍)는 “1983㎡(600평) 마늘농사를 지어 작년에는 1500만원을 벌었는데, 올해는 수확량이 20%가량 줄어 경락값이 작년보다 올랐어도 전체 소득은 줄어들 것 같다”며 “경락값이 오늘보다 200∼300원 정도는 더 높아야 겨우 본전치기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공판장 관계자들은 풋마늘 경락값이 높게 형성되자 기대에 찬 농민들이 건마늘 첫 경매에 출하 물량을 대폭 늘린 반면 응찰에 임하는 중도매인들의 매기는 약화된 것이 경락값을 소폭 올리는데 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강금출 창녕농협 산지유통센터 장장은 “풋마늘 가격이 너무 높게 형성되자 정부가 곧 ‘마늘값 안정’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면서 “건마늘이 풋마늘에 비해 가격 상승폭이 낮은 것은 이런 영향도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날 경매 현장에는 김부영 창녕군수, 이남윤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 서기관, 서양권 경남도 친환경농업과장, 최선식 농협경제지주 상무, 김갑문 경남농협지역본부 경제부본부장을 비롯해 전국 마늘 유통 상인들이 참석해 경매 상황을 지켜봤다. 김부영 군수는 인사말에서 “실제 마늘 경락값이 작년보다 오르긴 했어도 각종 농자재값과 인건비가 크게 상승했고 생산량이 줄어 농민들 주머니 사정이 그리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수입마늘에 대해 저율관세할당(TRQ)을 운용할때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현장에 있는 이남윤 농식품부 서기관에게 건의했다.

한편 이날 창녕지역에서는 창녕농협을 비롯해 영산·우포·남지·이방농협도 건마늘 첫 경매를 했다. 이들 농협들도 평균 경락값(대서종 상품 1㎏ 기준)이 5275∼5375원을 보였다.

창녕=김광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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