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뺏긴 외국인 발로 차고 테이저건 쏴..과잉진압 논란

[앵커]

흉기를 들고 주택가를 오가던 외국인 남성을 경찰이 신속하게 제압했습니다.

그런데 흉기를 빼앗은 뒤에도 테이저건을 쏘고 발로 차는 모습 등이 확인돼 과잉진압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진압봉을 들고 서 있는 경찰 쪽으로 걸어오며, 두 차례 인사를 건넵니다.

남성의 손에는 흉기가 들려 있습니다.

경찰이 진압봉으로 남성의 손을 때려 흉기를 떨어트립니다.

다른 경찰이 떨어진 흉기를 재빠르게 집어 듭니다.

신속한 대처가 빛나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다음부터입니다.

경찰이 두 손을 모으면서 주저앉는 남성의 머리 주변을 발로 차고 진압봉으로 때립니다.

뒤에서는 테이저건을 쏩니다.

테이저건을 맞고 쓰러지는 남성의 가슴을 또 발로 차고, 등을 밟습니다.

뒤이어 다른 경찰이 남성의 목덜미를 무릎으로 강하게 누릅니다.

과잉진압 논란이 이는 장면입니다.

제압된 남성은 베트남 국적의 20대 남성으로 불법체류자였습니다.

한국말을 몰라 '칼을 버리라'는 경찰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이 남성은 통역을 통해 "친구가 요리에 필요한 부엌칼을 빌려달라고 해서 가던 길"이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남성을 경범죄 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하고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인계했습니다.

과잉진압 논란에 대해서는 주변에 어린이집이 있었고, 주민이 불안해하는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직원도) 흥분돼 있었기 때문에 그걸로 끝났다고 보지 않고 얼마든지 또 저항할 수 있고 확실한 제압이 필요하다."

한편, 대구지검은 1일 독직폭행 등 혐의로 대구 강북경찰서 경찰관 5명을 불구속기소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5월 태국인 마약사범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발과 진압봉으로 때리고,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았습니다.

체포된 태국인은 석방됐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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