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는 밀실 통제, 행안부는 다르다"..경찰 만나 "선동·난리" 언급한 장관
행안장관이 일선 경찰관들 찾아가 면담
"청와대 비공식·불법 지시 관행 고칠 것"
'선동', '난리' 규정한 뒤 "질문 받겠다"
경찰 지휘·통제권 강화 속도내기에 분주
행정안전부의 경찰 지원 조직(가칭 경찰국) 설치와 관련해 일선 경찰들 반발이 들끓자 '현장 설득전'에 나선 겁니다.
경찰의 독립·중립성을 흔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과 우려에 대해 장관이 질문을 받고 답하는 방식으로 1시간 정도 진행됐습니다.
이 장관은 오해를 풀기 위해 일선 경찰을 만나 진정성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개 반발하고 있는 직장협의회 경찰들을 먼저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BH는 밀실 통제, 행안부는 투명하게?…"불순한 선동" 비난도
테이블에 둘러앉은 경찰관들에게 이 장관은 "(경찰국 신설로) 일선에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운을 뗐습니다. "과거의 비공식적인 지휘라인을 없애고 헌법과 법률이 명한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서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큰 결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이 경찰청장을 뒤에서 몰래 쥐락펴락했던 과거 악습을 없애고, 행안부장관이 '공식 기록에 남는' 지시로 경찰을 지휘하겠다는 겁니다.
이 장관은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나 치안비서관, 일부 경찰에서 파견된 비선라인, 심하게 말하면 밀실에서 이뤄지던 인사라던지 각종 행정 행위, 지시 이런 것들이 상당히 법에 부합하지 않는 불법적인 것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런 것들을 법과 제도에 맞게 밖으로 드러내서 행정 계통으로 하잔 취지"라고 강조했습니다.
경찰국 설치로 행안부가 30여년 전 내무부 치안본부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선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박했습니다. 지금 행안부 내부에 경찰 관련 업무를 하는 곳은 치안정책관실 뿐입니다. 이 곳엔 경찰 4명이 파견돼 있는데 "정식 조직을 만들어서 제대로 일하도록 만들자는 것"이라며 "그걸 갖고 난리피울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도 했습니다.
이렇게 이상민 장관이 15분 정도 설명하는 모습은 카메라에 모두 담겼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경찰관들이 질문하는 대목에선 취재진을 바깥으로 내보냈습니다. 비공개 대화는 30분 정도 이어졌습니다.
■"선동" "난리" 비판한 뒤 질문 받은 장관…계속 혼자 마이크 잡나?
그런데 자리에 배석했던 경찰관에 따르면 경찰국 설치 관련 질문보다는 '처우 개선' 관련 질문이 주를 이뤘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질문을 받기에 앞서 행안부장관이 경찰 조직의 반발을 '선동', '난리'와 같은 단어로 규정한 상황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 장관은 면담 후 "가장 와닿았던 질문이 무엇이었냐"는 기자들 질문에 "정확히 질문이 기억은 나지 않는다"면서도 "가장 심각한 오해는 (경찰국 설치가) 치안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었다"며 "너무 이 사안에 대한 이해가 안돼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은 자리에 있었던 홍익지구대 경찰관들에게 설명이 충분이 됐는지 등을 물었습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나름 저희가 생각하는 것들을 성의껏 대답해줬다"며 "분위기는 생각보다 괜찮았고 질문을 많이 했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혹시 언성이 높아지는 대목이 있었냐는 질문엔 "언성 높아질 일은 없었다. 우리 공무원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실명과 얼굴을 내놓고 수위 높은 반발을 이어가고 있는 경찰 내부 노조 격인 '직장협의회' 구성원들부터 먼저 만나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사는 일선 경찰들보다,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설득전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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