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이준석, 尹 공항 마중 카드로 위기탈출 모색(종합2보)

조소영 기자,이호승 기자,한상희 기자 2022. 7. 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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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사의하며 고립..전날 측근들과 논의해 마중 전격 결정
'윤심 잡기' 통해 '윤핵관'에 반격..윤리위까지 '카드' 보일 듯
윤석열 대통령이 3박5일 동안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첫 순방을 마치고 김건희 여사와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마중나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7.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이호승 기자,한상희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을 마중 나갔다.

윤 대통령 출국 당시 배웅에 나서지 않았던 이 대표가 귀국길 마중에 나선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 잡기'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윤 대통령을 마중 나가 직접 만났다. 검정 양복에 '노타이' 차림의 이 대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이 활짝 웃음을 짓는 등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앞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 출국 시 환송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고 급기야 전날(6월30일)에는 윤 대통령과 '가교' 역할을 해왔던 박성민 당대표 비서실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손절'을 당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 귀국길 마중에 나서면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회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두 사람은 공항에서 별도 면담을 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 등과) 인사만 나눈 뒤 바로 이동해 따로 얘기를 나눈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 귀국길 마중 직후 한때 행방이 묘연하기도 했다. 오후 2시 예정돼 있던 김미애 의원실 주최 토론회 참석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던 이 대표는 이때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독대를 하지 않았더라도 대통령 측과 만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회동 직후 이 대표는 오후 4시10분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허례허식을 싫어해서 (환송행사 때) 안 갔더니, 워낙 확대해석이 많아, 오늘은 충돌하는 일정도 없고 해서 다녀왔다"며 "(대통령에게) '이번에 너무 (순방) 성과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고 했더니 (활짝) 웃는 표정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말을 아낀 채 '윤심'에 기대는 분위기다. 전날 이 대표는 경북 경주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을 방문해 윤석열 정부의 원전 정책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 맥스터(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를 방문, 현장시찰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2022.6.3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 대표는 전날 경주 현장 방문 후 상경해 측근들과 윤 대통령 귀국 행사 참석 여부 등을 논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자리에서는 참석 긍정과 부정이 나뉘어 논의가 있었는데, 이 대표가 '참석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통령실에 참석 의사를 전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통령실과 얘기가 잘됐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필리핀 특사 방문으로 자리를 비운 데다 환송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던 만큼, 그래서 이 대표가 귀국 행사 참석을 결정했을 것이란 말도 나오지만, 그보다는 이번 참석의 방점은 역시 '윤심 잡기'를 통한 윤핵관에 대한 반격 성격이 크다는 분석이 더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오는 7일 성접대 의혹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 결정을 앞두고 박 실장의 사임 등으로 고립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에 머무르고 있고 '윤핵관'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이 모두 자리를 비운 시점에 박 의원이 사임하면서 박 의원 사퇴 배경에 '윤핵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필리핀을 방문 중이고, 장 의원은 사상구청장 취임식 참석 등을 위해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에 머물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장 의원과 평소 호형호제 하는 사이이지만, 이 대표에 대해서는 입장이 미묘하게 갈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차기 당권주자인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내년 6월까지인 임기를 마쳐야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당권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표 조기사퇴에 부정적인 입장인 반면, 장 의원은 이 대표 대신 친윤계를 당대표로 세우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 내홍이 깊어지면서 권 원내대표가 2일 새벽에 필리핀에서 돌아온 뒤 당내 갈등 상황을 중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비공개 만찬, 주말에도 비공개 만남 등을 가지면서 '조용한 행보'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공동정범으로 고발됐던 이 대표 변호인 김연기 변호사에 대한 징계 진정이 기각(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되는 등의 상황 속 이 대표 측은 윤리위 때까지 '반격 카드'를 지속적으로 꺼내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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