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이준석, 尹 공항 마중 카드로 위기탈출 모색(종합2보)
'윤심 잡기' 통해 '윤핵관'에 반격..윤리위까지 '카드' 보일 듯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이호승 기자,한상희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을 마중 나갔다.
윤 대통령 출국 당시 배웅에 나서지 않았던 이 대표가 귀국길 마중에 나선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 잡기'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윤 대통령을 마중 나가 직접 만났다. 검정 양복에 '노타이' 차림의 이 대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이 활짝 웃음을 짓는 등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앞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 출국 시 환송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고 급기야 전날(6월30일)에는 윤 대통령과 '가교' 역할을 해왔던 박성민 당대표 비서실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손절'을 당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 귀국길 마중에 나서면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회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두 사람은 공항에서 별도 면담을 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 등과) 인사만 나눈 뒤 바로 이동해 따로 얘기를 나눈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 귀국길 마중 직후 한때 행방이 묘연하기도 했다. 오후 2시 예정돼 있던 김미애 의원실 주최 토론회 참석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던 이 대표는 이때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독대를 하지 않았더라도 대통령 측과 만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회동 직후 이 대표는 오후 4시10분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허례허식을 싫어해서 (환송행사 때) 안 갔더니, 워낙 확대해석이 많아, 오늘은 충돌하는 일정도 없고 해서 다녀왔다"며 "(대통령에게) '이번에 너무 (순방) 성과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고 했더니 (활짝) 웃는 표정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말을 아낀 채 '윤심'에 기대는 분위기다. 전날 이 대표는 경북 경주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을 방문해 윤석열 정부의 원전 정책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전날 경주 현장 방문 후 상경해 측근들과 윤 대통령 귀국 행사 참석 여부 등을 논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자리에서는 참석 긍정과 부정이 나뉘어 논의가 있었는데, 이 대표가 '참석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통령실에 참석 의사를 전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통령실과 얘기가 잘됐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필리핀 특사 방문으로 자리를 비운 데다 환송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던 만큼, 그래서 이 대표가 귀국 행사 참석을 결정했을 것이란 말도 나오지만, 그보다는 이번 참석의 방점은 역시 '윤심 잡기'를 통한 윤핵관에 대한 반격 성격이 크다는 분석이 더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오는 7일 성접대 의혹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 결정을 앞두고 박 실장의 사임 등으로 고립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에 머무르고 있고 '윤핵관'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이 모두 자리를 비운 시점에 박 의원이 사임하면서 박 의원 사퇴 배경에 '윤핵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필리핀을 방문 중이고, 장 의원은 사상구청장 취임식 참석 등을 위해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에 머물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장 의원과 평소 호형호제 하는 사이이지만, 이 대표에 대해서는 입장이 미묘하게 갈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차기 당권주자인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내년 6월까지인 임기를 마쳐야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당권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표 조기사퇴에 부정적인 입장인 반면, 장 의원은 이 대표 대신 친윤계를 당대표로 세우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 내홍이 깊어지면서 권 원내대표가 2일 새벽에 필리핀에서 돌아온 뒤 당내 갈등 상황을 중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비공개 만찬, 주말에도 비공개 만남 등을 가지면서 '조용한 행보'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공동정범으로 고발됐던 이 대표 변호인 김연기 변호사에 대한 징계 진정이 기각(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되는 등의 상황 속 이 대표 측은 윤리위 때까지 '반격 카드'를 지속적으로 꺼내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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