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납 진실공방 속 이준석 비단주머니..'윤심'과 거리 좁히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놓고 진실 공방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어제(30일) 경찰 조사에서 20차례 이상 이 대표를 접대했다고 주장했죠. 이 대표는 반박하고 있는 가운데, 시중에 도는 녹취록은 편집된 거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줌 인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최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궁지로 몰아 넣은 3음절, '성상납'이죠.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뜨겁습니다. '성상납을 했다'와 '성상납을 받지 않았다'는 양측 주장이 팽팽이 맞서고 있는데요. 진실 공방은 크게 두 지점에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진실 혹은 거짓, 그 첫 번째는 #아는 형님입니다.
이 대표에게 성상납을 했다고 주장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어제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김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이 대표를 20차례 넘게 접대했다고 진술했는데요. 2013년 두 차례의 성상납을 포함해 모두 20회 이상 이 대표를 접대했다는 건데요.
[김소연/변호사 (어제) : 지금 오늘 2013년 7월 11일하고 7월 18일 거까지밖에 못 했는데 저희가 리스트 쭉, 우리가 리스트 정해준 게 2014년 12월 20일까지 한 열몇 번인데, 지금 수사기관, 그니까 경찰에서 제시한 게 2016년까지거든요. 그래서 다 합치면 한 이십몇 번이에요. 그래서 이걸 다 포괄일죄로 볼 경우에는 공소시효 문제는 전혀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지난 2013년 김 대표는 당시 대통령이던 박근혜 씨에게 줄을 대줄 사람을 찾고 있었죠. 자신의 회사인 아이카이스트에 박근혜 씨가 방문해주기를 바랐기 때문인데요. 그러다가 '박근혜 키드'로 불리던 이 대표가 눈에 들어왔나 봅니다. 이 대표는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서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던 바 있는데요. 김 대표는 이 대표가 다리를 놔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 접대를 했다고 합니다.
[김소연/변호사 (어제) : (2013년 7월 11일 김 대표가 이 대표한테) 밥을 먹으면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본격적으로 '대통령을 모실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그럼 니가 좀 생각을 해봐라, 방법이 있느냐' 했더니 이제 구체적으로 두 명의 사람을 들이대면서 '어떤 어떤 사람을 통해서 자기가 어떻게 힘을 써보겠다' 안내를 했고…]
바로 여기서 그 문제의 #아는 형님이 등장합니다. 당시 이 대표가 박근혜 씨를 연결해줄 2명을 언급했다는 주장인데요.
[김소연/변호사 (어제) : 두 명 중 한 명은 국회의원, 형님처럼 모시는 국회의원이라고 했고 한 명은 밖에 계신 기업가더라고요. (실명은 거론 못 하시죠?) 네, 그건 좀 어렵습니다.]
김 대표 측은 아는 형님을 통해 도움을 약속한 게 바로 알선수재죄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반면 이 대표는 자신은 박근혜 씨와 2012년 대선 이후 소통한 바가 없다면서 선을 그었습니다. 대체 그 아는 형님 2명이 누구인지 이름이나 들어보자고 응수했습니다.
두 번째 진실 혹은 거짓은 #박근혜 시계입니다. 김 대표는 이 대표로부터 이른바 '박근혜 시계'를 선물로 받았다고 주장했는데요.
[김소연/변호사 (어제) : 접대 전과 후가 달랐다. 접대 전에는 시계 갖고 싶다고 했더니 냉랭하더니 접대 받고 나서 다음번에 내려올 때 갖고 왔다고 해서…]
김 대표, 이 대표에게 '박근혜 시계'를 갖다줄 수 있냐고 물었다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이 대표가 냉랭한 반응을 보였지만요. 접대가 만족스러웠는지 다음 만남 때 이 대표가 박근혜 시계를 선물로 가져왔다는 겁니다.
[김소연/변호사 (어제) : 이제 이준석이 7월 11일 날 첫 접대에서 굉장히 만족을 했다는 거예요. 굉장히 만족을 했고, 의전에 특히 만족을 해서…]
이 대표는 접대를 받았다는 2013년 7월에는 아예 박근혜 시계라는 건 있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는데요. "박근혜 시계를 받은 적도, 구매한 적도, 찬 적도, 따라서 누군가에게 줄 수도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김 대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시계라면 일련번호가 있을 테니 확인해보자고 역공했는데요. 김 대표, 현재는 해당 시계를 갖고 있지 않다고 하는군요.
[김소연/변호사 (어제) : 시계는 본인이 지금 갖고 있지 않대요. 그런데 오후 진술을 들어보고 저녁때 말씀을 드릴게요 제가. 그리고 시계는 뭐 명백하다라고 합니다.]
이렇게 성상납 의혹 수사가 돌아가는 게 심상치 않은 가운데 당내 분위기도 뒤숭숭하죠. 당 윤리위 역시 이 대표를 징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 또 하나 돌발 변수가 생겼죠. 이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박성민 의원이 갑자기 사퇴한 건데요. 일단 "일신상의 이유로 비서실장직을 사임했다"고만 밝혔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어제 박성민 실장이 울산에 저희 지역구에 있다가 포항에 제가 있으니까 실제로 같이 와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뭐 그 과정에서 어떤 상황인지 설명을 들었고, 그래가지고 제가 박성민 실장의 뜻을 받아들이겠다 해가지고 사임하게 된 겁니다.]
친윤계로 꼽히는 박 의원, 3달 전 윤석열 대통령의 권유로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았습니다. 대통령실과 이 대표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왔는데요. 박 의원의 갑작스런 사퇴를 두고 뒷말이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사퇴 시점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데요. 당 윤리위가 이 대표의 징계 심의를 앞둔 상황이죠. 이런 때 돌연 사퇴한 건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윤심'이 반영된 것이란 시각이 우세한데요.
[천하람/국민의힘 혁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통령이 강권해서 오게 된 자리 아니겠습니까? 처음에 애당초. 그런 면에서 과연 대통령과 소통 없이 이런 결단을 내렸겠느냐라는 게 하나가 있고요.]
그러니까 박 의원이 사퇴 전 윤 대통령과 교감했을 것이라는 추측입니다. 결국 박 의원의 비서실장 사퇴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손절 시그널'을 보낸 것이란 관측도 나왔습니다.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제 SOS를 친 거라고 제가 며칠 전에 얘기했는데 돌아온 회신이 비서실장 사표죠, 손절. 윤 대통령 측근이라고 했던 현 이준석 대표 비서실장이 사표를 냈어요. 지금 며칠 전부터 이준석 대표 운명은 본인 손에 있지 않다고 말씀드렸는데, 본인은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실제로 나와있는 게 명퇴 혹은 강퇴 정도 아닐까.]
이핵관은 친윤계가 '이준석 죽이기'에 나섰다고 보고 있습니다. 애초 친윤계도 지방선거 이후 이 대표가 가만히 있으면 살려는 주겠다는 분위기였다는데요.
[천하람/국민의힘 혁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사실 앞으로 1년간은 그렇게 큰 정치적 이벤트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준석 대표가 조금 뭐랄까요. 조용히 있는다면 친윤계 입장에서도 '가만히 있으면 살려는 드릴게' 같은 느낌으로 간을 좀 봤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하지만 이 대표가 혁신위를 띄우고 공천 개혁 드라이브를 걸자 친윤계가 본격적인 이준석 축출 작업에 들어갔다는 겁니다.
[천하람/국민의힘 혁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결국 이준석 대표라는 분은 남은 1년간도 결코 조용히 있지 않겠구나, 그리고 본인의 표현대로 본인의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자기 정치를 하겠구나. 이런 판단을 내리고 나니까 조금 이준석 대표에 대한 전체적인 친윤계의 반응이 더 차가워진 게 아닌가.]
박성민 의원이 비서실장에서 사퇴한 것도, 당 윤리위가 징계에 무게를 싣는 것도 모두 친윤계가 이 대표의 손절각을 쟀기 때문이란 분석인데요. 이핵관은 그럼에도 이 대표가 정면 돌파를 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혁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는 이준석 대표의 스타일이나 지금까지 내온 메시지를 봤을 때 세 번째, 정면돌파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거의 99.9%다.]
특히 친윤계의 이런 행태는 "도로 자유한국당으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정면 돌파할 것이란 이핵관의 예상과 달리 이 대표는 살짝 몸을 낮추는 모양새입니다. 이 대표,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출국 당시에는 배웅에 나서지 않았었죠. 하지만 오늘 귀국길에는 이 대표가 직접 마중을 나갔습니다. 윤 대통령과 웃으며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연출했는데요. 결국 '윤심'과의 거리 좁히기를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친윤계에 '윤심이 나를 완전히 떠난 게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의도란 건데요. 궁지에 몰린 이 대표, 저자세 모드로 이 위기를 헤쳐나가겠단 의미일까요? 왠지 자신을 위한 여러 비단 주머니를 준비해뒀을 거 같기도 한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핵관이 제시한 비단 주머니로 대신합니다.
[천하람/국민의힘 혁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결국 이제 선택지는 세 가지 아니겠습니까?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 박지원 (전) 원장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사퇴를 하거나 아니면 두 번째로는 뭐랄까요. 윤핵관 내지는 친윤계와 타협을 하고 '내가 공천개혁 이런 걸 안 할 테니 그냥 대표직만 유지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굽히고 들어가는 것. 세 가지는 이준석 대표 원래 본인 스타일로 정면돌파하고 공천개혁이든지 불편한 뭐 여러 가지 과제들을 계속 밀어붙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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