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금리 年7% 시간문제..가계이자부담 6.7조 눈덩이

서정원 2022. 7. 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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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금리 연 6% 고공행진
국민銀 내주 6%로 금리 조정
시중은행들 줄줄이 인상 앞둬
13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서
기준금리 0.5%P 올리면
가계부담 6조7천억 더 늘어

◆ 대출금리 고공행진 ◆

대출 금리가 계속 뛰면서 금융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일 경기도 과천시 시중은행에 붙어 있는 대출 금리 안내문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박형기 기자]
다음주부터 KB국민은행을 필두로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대부분 연 6%대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다 한국은행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한국의 고물가 등을 고려해 역대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대출금리는 연일 고공 행진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신용대출은 주택과 같은 담보 없이도 쉽게 빌릴 수 있어 그동안 '빚투'에 많이 활용됐는데, 이들이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주식, 부동산 등의 처분에 나서 자산 시장이 더욱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대출 금리가 연 6%대로 올라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다. 국민은행은 4일 대표적 신용대출 상품인 'KB 직장인든든 신용대출' 금리를 연 5.17~6.17%로 고시할 예정이고, 다른 은행들도 시장 금리 인상 영향으로 속속 금리를 올릴 계획이다. 현재 각 은행들은 신용대출 금리로 신한은행이 연 4.68~5.18%, 하나은행이 연 4.031~4.631%, 우리은행이 연 4.83~5.83%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은행의 금리도 모두 실세금리 상승을 반영해 오를 것으로 보여 대부분의 신용대출 금리가 조만간 연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2022년 5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 5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4.14%로 한 달 전(4.05%)보다 0.09%포인트 상승했다. 2014년 1월(연 4.15%) 이후 8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뛴 것이다. 신용대출 금리가 상승하며 가계대출 평균 금리를 끌어올렸다.

지난 5월 은행권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5.78%로 한 달 전(5.62%)보다 0.16%포인트 뛰었다. 5개월 연속 오른 것이고, 2014년 1월(5.85%) 이후 8년4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한 달 전과 동일한 연 3.9%를 유지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 팀장은 "일반신용 대출금리가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은행채 금리 등 장단기 지표금리 상승, 저신용차주에 대한 대출 비중 확대 등으로 상승했다"며 "주택담보대출은 우대금리 제공 등으로 전월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 전월 대비 0.09%포인트 올랐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의 경우 '빚투' '영끌'에 많이 사용돼 시장금리대로 올라 이자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며 "일부 빚투족은 견디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3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어 신용대출 위주로 가계대출 금리가 더 뛸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신용대출은 물론 주담대 등 다른 대출 상품 금리도 연쇄적으로 오른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7월 빅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앞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가파른 속도로 물가가 오르며 이를 잡기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4% 올라 2008년 8월(5.6%) 이후 1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리가 인상되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차주들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7.3%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1개월 만에 가장 높다. 은행 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때 가계 이자 부담이 6조7000억원 가까이 늘어난다. 한국은행의 '가계신용(빚)' 통계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이 모두 1752조7000억원이고, 대출 금리가 기준금리만큼만 올랐다고 추산한 결과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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