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홍콩은 애국자가 다스려야"..반환 25주년 기념식서 '전면적 통치권' 앞세워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2022. 7. 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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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일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과 새 행정부 출범식에 참석해 존 리 신임 행정장관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처음 홍콩을 찾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 어디에도 비애국적 세력에 정권을 내줄 나라는 없다”며 ‘애국자치항(愛國者治港·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의 원칙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에 대해서도 ‘양제’보다는 ‘일국’에 방점을 찍으며 홍콩의 자치권이 중앙 정부의 전면적 통치권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애국심을 강조하며 홍콩에 대한 전면적 통치권 행사와 중국화를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1일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경축대회 및 홍콩특별행정구 제6기 정부 출범 행사에 참석해 존 리(李家超) 신임 행정장관의 취임 선서를 주관하고 30여분에 걸쳐 연설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애국자치항의 원칙을 강조하며 “정권은 애국자의 손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정치법칙이고 세계 어느 나라와 지역의 국민도 비애국적이고 심지어 매국적·반역적이기까지 한 세력이나 인물에 정권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통치권을 애국자가 확고히 장악하는 것은 홍콩의 장기적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필연적 요구이고 그 어느 때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면서 홍콩에서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과 선거제 개편으로 애국자치항의 원칙이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홍콩보안법 제정과 선거제 개편을 정당화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일국양제에 대해서는 “전 세계가 공인하는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한 뒤 “‘일국’의 원칙이 확고할수록 ‘양제’의 장점이 더욱 분명해진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 수호가 일국양제 방침의 최고 원칙이라는 전제 아래 홍콩·마카오는 기존의 자본주의 제도를 장기간 유지하고 고도의 자치권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주의 제도는 중국의 근본 제도이며 중국 공산당의 영도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가장 본질적 특징”이라며 “모든 주민은 국가의 근본 제도를 자각하고 존중하며 수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앙 정부는 특별행정구에 대한 전면적인 통치권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특별행정구 고도 자치권의 근원”이라고도 했다. 한 국가라는 개념과 중앙 정부의 통치권이 ‘양제’나 자치권에 우선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전반적으로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같은 혼란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는 원칙을 확고히 하고 전면적 통치권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이 2019년 이후 홍콩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취임한 존 리 홍콩 행정장관도 시 주석의 발언에 보조를 맞추며 법치주의를 강조했다. 리 장관은 2019년 보안국장으로 시위 강경 진압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법치주의는 홍콩 성공의 초석이자 핵심 가치”라며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홍콩은 혼란에서 질서를 회복했고, 선거제 개선으로 애국자치항의 원칙이 실현된 만큼 이 제도를 소중히 여기고 잘 활용해 건전한 통치제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번에 2017년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식 참석 이후 5년 만에 홍콩을 방문했다. 그는 전날 홍콩에서 각계 인사 면담과 과학공원 시찰 등을 진행하고 인근의 본토 도시 선전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이날 아침 다시 홍콩에 도착했다. 또 이날 리 장관 취임식 이후에는 신임 행정부 관료 등을 별도 면담하고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기지를 방문한 뒤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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