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도 K리그는 '잔디 지키기 전쟁'
장마 후 폭염도 위험 요소로
상암 외에 목동·인천 등 고심
삼성 잔디연구소 컨설팅 받고
천연 95%·인조 5% 섞어 만든
'하이브리드 잔디' 등도 시도
최적의 잔디 생육 환경은 온도 21~25도, 습도 15~25%지만 한국은 온도 변화가 큰 만큼 어려움도 많다.
2002 한일월드컵과 함께 양잔디 종인 켄터키 블루그래스를 대거 도입한 뒤 겨울에는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피복재로 잔디 그라운드를 덮어줘야 하고, 반대로 여름에는 온습도를 모두 조절하기 위해 송풍기 등을 틀기도 한다. 특히 지난 몇 년 사이에는 여름철 잔디가 죽는 문제가 자주 지적받았다.
프로축구연맹의 컨설팅을 맡은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는 안양CC, 가평 베네스트GC 등 주로 골프 산업과 연계해 잔디를 관리해온 업력을 살려 K리그 구단 구장들도 살피고 있다. 드론과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운동장 상태를 보고, 물이 얼마나 잘 빠지는지 살피는 '잔디 투수 계수 측정'도 실시한다.
김경덕 잔디환경연구소장은 "일조량이 부족한 부분, 토양의 수분 등을 측정한다"며 "통풍과 토양, 잔디 품종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팀과 FC서울의 홈 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은 기존에 연간 2억원을 잔디 관리에 투입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는 약 12억원을 들여 '하이브리드 잔디(천연잔디 95%+인조잔디 5%)'까지 도입했다.
이 밖에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약 1억원에 달하는 인공 채광기(TLS 36)를 2대 마련해 일조량이 적은 겨울을 준비하고 있고, 여름철 폭염에 대비해 최근 물까지 뿌릴 수 있는 송풍기를 갖췄다.
일단 현재까지는 연착륙 단계로 평가받는다. 인조잔디가 나머지 천연잔디 뿌리까지 잡아줘 잔디가 쉽게 파이지 않고, 평탄성이 우수한 하이브리드 잔디의 장점을 인정받으며 지난 6월 연맹으로부터 '그린 스타디움상'을 받았다. 지난해만 해도 "이런 잔디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없다"고 비판하던 국가대표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올해 잔디를 바꾼 뒤 이란과의 월드컵 예선전에서 시원한 중거리 슈팅으로 결승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결국 역대급 무더위가 예상되는 올여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K리그 잔디 평가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이브리드 잔디는 서로 다른 잔디가 섞인 만큼 여름 내내 주의가 요구된다.
김 소장은 "아무래도 인조잔디가 섞여 있어 그라운드 온도가 더 쉽게 올라갈 수 있다"며 "대전월드컵경기장도 하이브리드 잔디 도입을 고민하다 일단 일반 잔디를 택했다. 적어도 한 시즌 정도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를 맡은 이용민 서울시설관리공단 팀장은 "더위에 약한 한지형 양잔디는 더욱 열심히 관리해야 한다. 여름에는 이틀마다 한 번씩 잔디를 깎고, 각종 약은 물론 낙엽화된 잔디를 제거하는 등 하루 종일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최적의 잔디 생육 환경을 맞추기 위해 과학의 도움을 더욱 받을 예정이다.
이 팀장은 "최근 토양 습도를 확인하는 센서를 경기장 곳곳에 매립했는데, 적절한 수량을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7월에는 토트넘과 K리그 올스타 경기가 있는데, 토트넘 관계자도 지난 4월 점검차 방문했을 때 잔디 질이 기대 이상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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