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원숭이두창 국제보건비상사태 선언 유보 논란 일파만파..조만간 '재고'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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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전세계에서 우려가 될 정도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대해 지난 25일(현지시간)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선언을 유보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30일(현지시간) 이같은 WHO의 판단에 바이러스, 감염병,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비판이 잇따르는가 하면 PHEIC 선언의 목표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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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전세계에서 우려가 될 정도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대해 지난 25일(현지시간)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선언을 유보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30일(현지시간) 이같은 WHO의 판단에 바이러스, 감염병,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비판이 잇따르는가 하면 PHEIC 선언의 목표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과 아프리카 지역의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PHEIC를 선언하는 데 늑장을 부렸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WHO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발병이 PHEIC를 선언할 정도가 아니라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2005년 업데이트된 국제보건규정은 “PHEIC은 질병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다른 국가에 공중보건 위험을 유발하는 상황에서 잠재적으로 국제적인 대응 조정을 요구하는 비상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5월 이후 40개 이상 국가에서 4000건 이상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정상적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고 공동의 국제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PHEIC 선언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이다.
알렉산드라 펠란 미국 조지타운대 소속 세계 보건정책 전문 변호사는 “전세계 사례 급증이 현재 일부 고소득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예외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부당하고 비윤리적”이라며 “WHO는 PHEIC을 유보하기보다는 기준이 얼마나 공정한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지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전파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그마 티탄치 미국 에모리대 교수는 “대다수가 남성과의 성관계 등 밀접 접촉을 통해 전파되고 있는데 이는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WHO의 PHEIC 선언이 방역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PHEIC 선언이 이뤄지면 회원국은 감염 사례 데이터 공유는 물론 WHO의 권고사항을 의무화하고 여행 관련 지침을 내놓는다. 다만 현재까지 WHO의 PHEIC가 방역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WHO의 PHEIC 선언이 갖는 상징적인 효과를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PHEIC 선언으로 모든 국가가 긴장감을 갖게 되고 백신이나 기타 의료 자원이 각국에 공정하게 분배될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WHO의 의사결정에 자문 역할을 하는 패널들은 일부 회원국이 PHEIC 선언 유보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확산세가 커져 심각해지면 재고할 수 있다는 의미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확산 국가가 더 늘어나면 조만간 PHEIC 선언을 위한 회의가 다시 소집될 수 있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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