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전 폭풍전야..국힘 "의장 단독 선출은 독재", 민주당 "절차적 하자 없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윤승민 기자 2022. 7. 1. 17: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는 4일 국회 본회의 개최를 앞둔 1일 여야가 원구성 협상을 둘러싸고 강대강 대치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다고 해도 4일 국회의장 단독 선출을 예고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나치식 의회 독재”라며 ‘독재’ 프레임을 꺼내들었다. 민주당은 “(의장 단독 선출은)어떤 절차적 하자도 없다”고 맞섰다. 여야 모두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을 뜻을 밝히면서 극적 타결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는 민주당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당초 본회의 개최를 1일로 결정했다가 4일로 미룬 점에 대해 “날짜를 미룬다고 불법이 합법이 되지 않는다”며 “여야 합의 없이 국회의장을 선출한다면, 오늘(1일) 하든 월요일(4일)에 하든 민주당이 국회법을 위반한 사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민주당은 공수처법 처리, 검수완박법 강행, 심지어 하반기 원구성까지 의회 독재의 길로 치닫고 있다”며 “민주당은 자신들이 초래한 민생파탄과 경제 위기를 들먹이면서 나치식 의회독재를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헤아려서 정치의 정상화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원내수석은 민주당이 요구한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사개특위 구성 명단을 제출하면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양보하겠다는 민주당 요구에는 “법사위원장은 1년 전에 이미 계산이 끝난 사안”이라며 “밀린 외상값을 갚으면서 양보라는 단어를 쓰는 건 언어도단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안에 제기한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소를 취하해달라는 민주당 요구에는 “민주당이 그 어떤 것을 양보한다고 하더라도 불법과 꼼수를 통해서 통과시킨 검수완박에는 협조하기가 곤란하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여당이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원내 1당인 야당을 공격해서 굴복시키려는 데만 골몰하지 말고, 진정으로 타협하고 포용하는 협치의 정치를 보여주는 것은 국정 운영에 무한 책임을 지고 있는 집권여당의 몫”이라며 “국민의힘도 민생경제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고려해 이번만큼은 수용가능한 양보안을 속히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여야 원구성 등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않더라도 4일에는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을 선출하겠다는 방침을 전날 의원총회에서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법 14조와 18조에 의거해 후반기 의장을 (본회의를 열어) 선출하는 것은 어떤 절차적 하자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했다. 국회법 18조는 의장·부의장의 임기만료 후 선거를 할 때 출석의원 중 최다선 의원(복수일 경우 연장자)이 의장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여야 협의를 통한 민생 행보를 위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겠다”면서도 “하지만 그 이상은 국민의 한숨과 눈물을 지켜볼 수 없다. 더 이상의 기다림은 없다”고 밝혔다.

여야 협상은 필리핀 신임 대통령 취임식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귀국하는 2일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설희·윤승민 기자 sorr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