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2호기 방사성 중수 누출, 부식돼 뚫린 '핀홀'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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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월성원전 2호기 증기발생기 연결 배관에서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중수를 누출시킨 '핀홀'이 발견돼, 원전 가동이 6개월째 중단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월23일 월성원전 2호기의 증기발생기에 붙어 있는 수위계측기의 압력전송 배관에서 핀홀이 발견됐다.
중수는 중수로형 원전에서 쓰는 냉각재로, 수위계측기 압력전송 배관 속 중수에는 삼중수소를 비롯한 방사성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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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회수했지만 일부 외부방출 가능성
같은 노형 3·4호기 사전점검 필요 지적에
원안위 "향후 예방정비 때 점검해도 돼"
경북 경주 월성원전 2호기 증기발생기 연결 배관에서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중수를 누출시킨 ‘핀홀’이 발견돼, 원전 가동이 6개월째 중단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핀홀은 주로 금속 배관의 용접부 등에 스트레스성 부식으로 만들어지는 작은 구멍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월23일 월성원전 2호기의 증기발생기에 붙어 있는 수위계측기의 압력전송 배관에서 핀홀이 발견됐다. 이 핀홀은 한수원이 계획예방정비 중 격납건물 안 삼중수소 농도 계측기의 수치가 상승하는 것을 확인하고 점검해 찾아냈다. 중수는 중수로형 원전에서 쓰는 냉각재로, 수위계측기 압력전송 배관 속 중수에는 삼중수소를 비롯한 방사성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이 중수 유출로 당시 월성 2호기 격납건물 안의 삼중수소 농도는 작업자 안전 기준인 1DAC(유도공기중농도)의 5배인 5DAC까지 증가했다. 1DAC는 작업자가 연간 2000시간 작업할 경우 연간허용 선량한도인 20mSv(밀리시버트)에 이르게 되는 농도다. 작업자 선량한도는 일반인보다 20배 높게 설정돼 있다.
한수원이 누설된 중수를 회수하고 격납건물 안 삼중수소 농도를 1DAC까지 낮추는 데는 29시간이 걸렸다. 한수원은 “누설 당시는 건물 내부에 작업자가 없었고, 또 증기 상태로 누설된 중수와 배관 안에 있던 중수를 포함 13.13㎏을 모두 제거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중수소는 완벽히 제거가 안 돼 대기 중으로 일부 방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월성원전 설계에 참여한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증기회수계통을 통해 기체 상태의 삼중수소까지 100% 제거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응급조처 뒤 수위계측기를 통째로 교체하는 작업에 들어갔으나 복잡한 공정 때문에 작업이 길어지고 있다. 수위계측기는 공장에서 증기발생기를 제작할 때 붙인 것이어서 원전에 이미 설치된 상태에서 떼내 교체하려면 전산 해석, 용접절차시방서 개발, 용접사 훈련, 모의 훈련, 전문가 기술 검토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정대로면 1월30일 예방정비가 끝나 가동돼야 할 원전이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도 멈춰서 있다. 한수원은 월성 2호기 정비 일정을 올여름 전력수요 피크를 지난 8월13일까지로 연장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월성 2호기에서 발견된 문제가 같은 설계로 만들어진 월성 3·4호기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즉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원안위는 가동 중인 원전을 세워야 하는 점검까지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같은 노형을 모두 세우고 점검하는 것은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해야 한다. 감시 시스템이 돼 있어서 3·4호기는 계획예방정비 때 확인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감시 시스템으로 확인되는 것은 이미 방사성 물질이 누출된 이후여서 원전 주변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이라며 “문제가 생기기 전에 예방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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