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복현의 시장 압박, 관치인가 '할 일 제대로 하는' 금감원인가

유희곤 기자 2022. 7. 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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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월30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금융사를 만나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발언을 계속하자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상 첫 검찰 출신 금융당국 수장을 대하는 금융사들로는 과거 금감원장들과 달리 이 원장의 발언하나하나에 느끼는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반면 금융당국이 금리인상기에 금융사에 협조를 구할 수 있는 선을 넘지 않는다는 반박도 있다. 새 정부 금융위원장 취임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이 원장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다.

이 원장은 지난달 30일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 중 마지막 강조사항으로 “대출금리의 합리적 산출 여부, 금리인하요구권 소비자 안내 강화”등을 언급했다. 물가상승기이자 금리인상기에 경제적 취약계층 보호에 힘써달라는 취지였다.

지난달 20일에는 17개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금리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다”면서도 “금리 상승기 예대금리차 확대로 은행들이 지나치게 이익을 추구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7%대를 웃돌던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단은 약 1주일 만에 6%대 중반대로 하락했다.

금융권과 정치권은 있단 공개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출신인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인위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것은 공공성을 넘어선 관치금융”이라고 말했다.

‘관치’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이던 2004년 ‘카드대란’ 때 “관은 치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하면서 주목받은 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시장의 원칙을 중시하지만 시장이 실패하거나 망가졌을 때는 정부가 개입해 정상화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의 최근 발언을 ‘관치’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 금융권의 의견은 엇갈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감독당국이나 은행이나 금리인상으로 취약계층이 무너지는 상황은 막아야 하고 은행들도 이를 신경쓰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구체적인 적정 금리 수준을 제시했다면 문제겠지만 그 정도 발언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 은행, 증권사 대표들을 잇따라 불러 ‘이자율 올리지 말아라’ ‘고통 분담하라’고 말하면서 검사 출신 금감원장이 시그널(신호)을 주고 있으니 관치라고 볼 수 있다”면서 “당국 말을 듣지 않으면 행정지도, 조사, 검사 순으로 이어졌던 게 과거부터 있었던 일이니 찍히지 않으려면 액션(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을 관리·감독하는 금융위는 이 원장이 금융사의 책임을 강조하는 발언을 하는 데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는 이 원장이 시중은행장을 만나 과도한 이자장사 문제를 제기한 지난달 20일 금감원에 “이 원장이 취약차주 보호 등의 메시지를 내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당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금리 상승과 관련해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강구하라” “금융 소비자 이자 부담이 크게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이 함께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는 이 원장의 발언이 확대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도 새 정부 금융위원장이 정식 취임하지 않은 상황에서 본인의 발언이 금융위원장 급으로 부각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원장의 업권과의 만남이 어느정도 마무리되고 새 금융위원장도 정식으로 취임한 후 금융위와 금감원이 함께 내놓는 정책과 건전성 관리·감독 방향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의 진짜 실력은 기관 간 상견례가 끝나고 공개발언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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