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이준석, 尹대통령 공항 마중으로 돌파구 찾나(종합)

한상희 기자,이호승 기자,조소영 기자 2022. 7. 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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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측근들과 논의해 전격 결정..박성민 사의하며 고립
李 일정 취소, 비공개 회동..권성동 귀국뒤 중재 전망도
윤석열 대통령이 3박5일 동안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첫 순방을 마치고 김건희 여사와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마중나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7.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이호승 기자,조소영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마중 나갔다. 윤 대통령 출국 당시 배웅에 나서지 않았던 이 대표가 귀국길에 마중을 나오기로 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 잡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윤 대통령을 마중 나가 직접 만났다. 검정 양복에 노타이 차림의 이 대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활짝 웃음을 짓는 등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앞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 출국 시 환송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고 급기야 전날(6월30일)에는 윤 대통령과 가교 역할을 해왔던 박성민 당대표 비서실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손절'을 당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 귀국길 마중에 나서면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회동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두 사람이 공항에서 별도 면담을 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 등과) 인사만 나눈 뒤 바로 이동해 따로 얘기를 나눈 건 없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 귀국길 마중 직후 한때 행방이 묘연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후 2시 예정돼 있던 의원실 행사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표가 대통령과 독대를 하지 않았더라도 대통령 측과 만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회동 직후 이 대표는 오후 4시10분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한다. 이 자리에서 당내 갈등 상황이나 대통령과의 관계 등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최근 말을 아낀 채 '윤심'에 기대는 분위기다. 전날 이 대표는 경북 경주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을 방문해 윤석열 정부의 원전 정책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 대표 측은 "무슨 얘기를 하면 장제원 의원이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이상한 소리를 한다"며 "최대한 말하지 않고 중요할 때만 내뱉는 식으로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경주 현장 방문 후 서울로 올라와 측근들과 윤 대통령 귀국행사 참석 여부 등을 논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자리에서는 참석 긍정과 부정이 나뉘어 논의가 있었는데, 이 대표가 '참석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통령실에 참석 의사를 전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얘기가 잘됐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필리핀 특사 방문으로 자리를 비운 데다 환송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던 만큼 이 대표가 참석을 결정했을 것이란 말도 나오지만, 그럼에도 이 대표의 귀국행사 참석은 '윤심잡기'를 통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 대한 반격 성격이 크다는 분석이 더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오는 7일 성접대 의혹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 결정을 앞두고 박 실장의 사임 등으로 고립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에 머물고 있고, '윤핵관' 권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모두 자리를 비운 시점에 박 의원이 사임하면서 박 의원 사퇴 배경에 윤핵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필리핀을 방문 중이고, 장 의원은 사상구청장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에 머물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장제원 의원과 평소 호형호제 하는 사이지만, 이 대표에 대한 입장이 미묘하게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당권주자인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내년 6월까지인 임기를 마쳐야 2024년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표 조기사퇴에 부정적인 입장인 반면, 장 의원은 이 대표 대신 친윤계를 당대표로 세우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홍이 깊어지면서 권 원내대표가 2일 새벽에 돌아온 뒤 당내 갈등 상황을 중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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