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 '덕분에' 문 닫습니다[금주의 B컷]
“서울역 등 150여개 지역에 임시선별검사소를 설치해 집중 검사기간을 3주간 운영하겠다.”
2020년 12월9일,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수도권 방역상황 긴급점검회의에서 서울시내 곳곳에 임시선별검사소 설치를 언급했다. 그로부터 닷새 후인 14일 서울역 광장에는 파란 천막이 설치됐고, ‘중구 임시선별검사소’라고 적힌 현수막이 붙었다.
20일 만에 다시 1만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9일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문구가 적힌 펜스는 색이 바랬고, 불이 꺼진 검체 채취 부스 앞에는 운영 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었다.
564일. 3주간 운영하려 했던 검사소는 만 1년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서울역 광장을 지켰다. 이곳에서는 이 기간 동안 44만782건의 검사가 이루어졌다. 한겨울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일하는 의료진의 보호구에는 입김으로 인한 성에가 끼었다. 소독약도 얼어붙는 추위에 검사소 인력들은 핫팩을 손에 꼭 쥐기도 했다. 한여름엔 방호복을 입은 채 얼음물과 냉풍기에 의지하며 검사소를 지켰다.
운영 종료 안내문이 붙은 검사소에서 의료진은 드문드문 오는 시민들을 여전히 맞고 있었다. 한결같은 그들 ‘덕분에’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는 마침내 문을 닫을 수 있었다.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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