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대통령 귀국 '깜짝 마중' ..당내 고립을 '윤심' 구애로 돌파?

2022. 7. 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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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비서실장 사퇴로 위기감 고조.. 尹 출국시 배웅 생략했던 李, 일정 취소하고 공항行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서울공항으로 귀국한 1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항으로 윤 대통령을 마중나간 것을 두고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 윤리위원회 징계 회부, '윤핵관' 그룹과의 갈등으로 사면초가에 처한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읍소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붙는다.

첫 해외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찾아온 이 대표와 만나 인사를 나눴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 외에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환영식에 참석했다.

이 대표의 공항 마중이 결정된 이유에 대해 당 대표실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저번(지난달 27일 윤 대통령 출국 때)에는 일정도 있고 해서 못 갔는데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순방하며 성과를 갖고 돌아오는 상황이니 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가 말한 '일정'은 최재형 의원실 주최 국회 토론회였다. 다만 공교롭게도 이 대표는 이날도 비슷한 일정이 있었으나 취소했다. 당 공보실은 이 대표가 이날 김미애 의원실 주최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했다고 공지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의 윤 대통령 귀국 환영식 참석을 놓고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해석이 나오는 상황을 의식한 듯 "윤리위는 (참석 결정과) 상관이 없다. 돌아오자마자 윤리위 이야기를 하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이 대표 측 당직자도 "모든 것에 의미 부여를 해 오해가 빚어지는 거다. (공항은) 그냥 가는 것"이라고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윤핵관'과 갈등을 거듭해 당내 입지가 악화된 이 대표가 오는 7일 당 윤리위 징계 출석을 앞두고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 '윤심(尹心)' 구애에 나섰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에만 정진석‧배현진‧장제원‧김정재 의원 등 4명의 '친윤' 의원과 연이어 공개 설전을 벌였다. 윤리위에 대해서도 자신을 대상으로 징계 절차를 개시한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해 왔다. 

특히 전날에는 '친윤' 인사로 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아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박성민 의원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는 것 같다"며 비서실장직을 그만두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출국 환송식에는 가지 않았다는 점도 이번 마중에 정치적 해석이 붙는 이유다.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는 따로 초대가 없었지만 서울공항을 찾아 윤 대통령의 출국을 배웅했지만, 이 대표는 같은 시각 최재형 의원실 토론회에 참석해 "언론에 익명으로밖에 이야기하지 못하는 분들"은 "공성전의 대상"이라고 윤핵관들을 겨냥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윤리위 징계 절차를 앞두고 6월 중순경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이 만찬 회동을 가졌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이 대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반면 대통령실은 딱 잘라 부인하며 이 대표와 거리를 두는 듯한 모양이 연출된 일도 있었다. 

이 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대표직 자진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과 권위가 이미 상당 부분 손상됐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중립적 태도로 사태를 관망하던 의원들도 박성민 비서실장 사퇴가 '윤심'의 작용이라는 해석이 나온 이후부터는 이 대표에 대한 옹호성 발언을 내놓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정권 초반 대통령실과 정면으로 각을 세우는 것은 그만큼 부담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에 대해 이제껏 '정면돌파'만을 고집하는 듯 보였다. 예컨대 "뭐 복잡하게 생각하나.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을 놓고, 정권 초기에 여당 내 충돌상이 전국에 생중계되면 새 정부 국정동력이 손상되고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게 될 텐데 이런 상황을 과연 친윤계와 대통령실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경고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던 이 대표가 돌연 서울공항에 나타난 것은 그만큼 당내 기류가 이 대표에게 불리해졌다는 방증이거나, 이 대표가 상황 타개를 위해 정면돌파 외에 다른 전술도 고려하게 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물론 이 대표는 그간에도 '윤핵관'과 윤 대통령을 분리해, 윤핵관들에게는 날을 세우면서도 윤 대통령과는 맞서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 단순히 이같은 기조의 연장선일 가능성도 있으나 이 경우에도 최고위를 취소하고 지방 방문 일정을 이어온 전날까지의 행보와는 결이 다른 정치적 제스처를 보인 효과는 남는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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