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훈의 한반도톡] 다시 장마..북한의 방류 그리고 공유하천 관리
(서울=연합뉴스)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가 찾아왔고 한반도 중부지방에 많은 비를 뿌리면서 남북한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임진강에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지난달 29일 0시부터 30일 오후 6시까지 경기북부 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연천 초성리 309.5㎜, 포천 창수 297.5㎜, 파주 탄현 292.5㎜, 동두천 하봉암 290㎜ 등을 기록하며 주요 하천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됐고 일부 도로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남쪽에 많은 비를 뿌린 장마전선은 북한의 중부지역에도 호우를 내렸다.
남쪽의 기상청에 해당하는 북한의 기상수문국은 지난달 30일 "7월 2일까지 중부지역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리겠다"며 평안북도 서부지역, 황해북도, 황해남도 남부, 강원도 내륙 일부 지역, 개성시에서 200~300㎜의 정도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평안북도 서부지역, 황해북도, 황해남도 남부, 강원도 내륙 일부 지역, 개성시에 폭우 중급경보가 발령됐다.
이처럼 많은 비가 이어지자 북한은 임진강 상류 황강댐 수문을 열어 수위 관리에 들어갔다.
문제는 황강댐의 방류는 임진강 하류에 위치한 연천, 파주 등 남쪽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실제로 2009년 9월 북한이 황강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경기도 연천군 주민 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 일을 계기로 남북은 2009년 10월 14일 '임진강 수해방지 남북 실무접촉'을 하고 북한이 댐 방류 때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합의는 2010년까지 지켜지다 2011년부터 흐지부지됐다.
북한은 2011년 6월, 2012년 7월, 2012년 8월, 2015년 10월, 2016년 5월, 2017년 8월, 2020년 8월 남쪽에 통보 없이 황강댐 수문을 열었다.
앞서 정부는 2002년 북한의 황강댐 건설 정황을 포착하고 대응조치의 하나로 군남댐 건설 계획을 세웠다. 군남댐은 군사분계선과 10㎞ 떨어진 지점에 저수용량 7천160만t 규모로 2010년 6월 30일 완공됐다.
그러나 저수량 면에서 황강댐(3억5천만t)의 20% 수준인 군남댐만 갖고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임진강은 남북을 가로질러 흐르는 공유하천인 만큼 적절한 관리를 위해 남북한이 제도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유럽 대륙을 가로지르는 다뉴브강의 경우 관련 국가들이 1948년 다뉴브강위원회를 만들어 선박 운항통제와 홍수관리, 통합에너지 계획 수립 등을 공조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 다뉴브강이 흐르는 국가들은 이 위원회에 대표를 파견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은 공유하천인 압록강 본류에 있는 수풍발전소의 공동 이용을 위해 1955년 북중수력발전공사를 세웠다. 이 공사는 압록강 수계에 건설된 운봉발전소(1967년), 태평만발전소(1986년), 위원발전소(1990년)를 운영하면서 발전과 홍수 관리 등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임진강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북중 간의 압록강 관리 사례나 유럽국가들의 사례처럼 공동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구와 기구 운영에 필요한 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이미 남북한은 2009년 황강댐 방류 시 사전통보에 합의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공유하천의 관리를 위해서는 보다 포괄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합의가 지켜졌을 때 상호 간에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지속적인 합의 이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북중수력발전공사는 압록강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일부를 공유함으로써 상호 간의 이익을 꾀하고 있다. 다뉴브강위원회는 물류나 전력에서 상호 이익을 공유하는 체제다.
경기도는 지난해 임진강 수자원의 남북 공동 이용방안 모색과 협상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전담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북측과 협상을 위해 홍수 및 수해 예방, 가뭄 해결을 위한 전력 지원 등을 위해 실현 가능한 남북 간 수자원 공동 이용방안을 도출토록 했다.
남북간 공유하천의 공동관리를 통해 무엇을 주고받을 것인가. 남쪽의 안전과 수위 관리를 위해 북한에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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