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새 정부에 '충성맹세' 받아..홍콩은 이제 실종됐나

최현준 2022. 7. 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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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10시(현지시각)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과 제6기 홍콩 특별행정구 출범 기념식이 동시에 열린 홍콩컨벤션센터 무대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존 리 새 홍콩 행정장관이 올랐다.

존 리 신임 홍콩 행정장관도 취임 연설에서 "일국양제, 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 고도 자치 방침을 정확하게 시행하겠다"며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이익을 수호하고 홍콩의 장기적 발전과 안정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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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
"중화민족 부흥 돌이킬 수 없어"
영국 총리 "홍콩 포기하지 않을것"
1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존 리 신임 홍콩 행정장관로부터 취임 선서를 받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1일 오전 10시(현지시각)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과 제6기 홍콩 특별행정구 출범 기념식이 동시에 열린 홍콩컨벤션센터 무대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존 리 새 홍콩 행정장관이 올랐다. 리 장관은 곧 시 주석을 향해 취임 선서를 한 뒤 그를 향해 걸어가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어 홍콩 새 정부 관료 20여 명이 단상에 올라 시 주석을 향해 단체 선서를 했고, 이후 한 명씩 시 주석에게 나아가 고개 숙여 인사한 뒤 퇴장했다. 홍콩의 새 정부 구성원들이 시 주석 앞에서 한 취임 선서에는 기본법(헌법)과 국가에 대한 ‘충성맹세’가 담겨있다.

선서 행사가 끝난 뒤 시 주석은 30여 분 동안 연설에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방침을 반드시 정확하게 관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국양제는 중국이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으면서 향후 50년 동안 외교·국방을 제외한 홍콩의 정치·경제·사회 분야의 독립성을 고도로 보장한다고 한 약속이다.

시 주석은 이어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 수호가 일국양제 방침의 최고 원칙이라는 전제 아래 홍콩·마카오는 기존의 자본주의 제도를 장기간 그대로 유지하고 고도의 자치권을 누릴 것”이라며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과정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국양제를 홍콩에서 성공적으로 실천하는 것은 이 역사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을 구성한다”며 “홍콩의 독특한 지위와 강점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 리 신임 홍콩 행정장관도 취임 연설에서 “일국양제, 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 고도 자치 방침을 정확하게 시행하겠다”며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이익을 수호하고 홍콩의 장기적 발전과 안정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홍콩 거리에 중국 국기와 홍콩 국기가 걸려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시 주석은 일국양제 원칙이 지켜지고 있고, 이로 인해 홍콩이 발전했다고 강조했지만, 홍콩 시민사회와 국제사회는 다르게 평가한다. 특히 2020년 도입된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일국양제가 사실상 막을 내렸고, 홍콩이 사실상 중국화 되었다고 본다. 실제 국가 안보를 지킨다는 목적으로 도입한 이 법으로 인해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민주 진영 인사들과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언론 매체들이 더는 활동할 수 없게 됐다. 선거법 등도 바뀌어 홍콩의 최고 지도자와 정치인 선출을 사실상 중국 당국이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영국과 미국은 홍콩 민주주의의 실종을 비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9일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홍콩인들의 권리와 자유, 홍콩의 계속되는 진보와 번영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홍콩을 포기하지 않고 25년 전 한 약속을 지킬 것이다. 중국이 약속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해 홍콩이 홍콩인에 의해, 홍콩인을 위해 통치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도 이날 서면 논평을 통해 “중국의 대홍콩 정책은 홍콩의 국제적 자신감의 근간이었던 제도와 규칙, 시스템을 흔들어놨다”고 비판했다.

앞서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은 전날인 30일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7월1일) 참석을 위해 전용 열차 편으로 홍콩 서구룡역에 도착했다.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은 2017년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식 참석에 이어 5년 만이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중국 본토를 벗어난 것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이날 홍콩컨벤션센터에서 현지 각계 인사 160명을 만난 뒤 홍콩과학공원을 방문했고, 부인 펑리위안은 별도로 시취 중국 오페라센터에 갔다. 이후 두 사람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공관에서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1일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골든 보히니아 광장에서 존 리(앞줄 가운데) 행정장관 등이 서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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