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한미일, '군사적 안보협력' 재개 원칙론에 합치"
윤석열 대통령이 4년9개월 만에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성과와 관련해 "북핵 대응을 위해서 상당기간 동안 중단됐던 군사적인 안보협력이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그런 원칙론에 합치를 봤다"고 밝혔다.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과거사도 함께 풀어가야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1일 윤 대통령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귀국하는 공군1호기 기내에서 순방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3박5일간의 스페인 방문 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정으로 한미일 정상회담을 꼽았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 3자회담이 가장 의미가 있었다"며 "나토 정상회의 본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로부터 안보 현안에 대한 입장을 청취한 것이 두 번째로 의미가 있었고, 이번에 우리나라와 함께 참석한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AP4(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의 정상회의도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순방에선 북한의 7차 핵실험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북핵 대응이 최대 현안이었다. 윤 대통령은 "실제 회의장에서 각국의 정상들이 언급하는 그 수위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함께)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대단히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고, 한반도의 엄중한 긴장 관리가 필요하다는 그러한 입장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3국 정상이 이 북핵에 함께 대응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한 5년 만에 처음인 것"이라며 "북핵 대응을 위해서 상당기간 동안 중단됐던 어떤 군사적인 안보협력, 이런 부분들이 다시 재개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론에 저희가 합치를 봤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디테일하고 세부적인 것은 이제 각국의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또 안보 관계자들의 이어지는 논의에 의해서 더 진전돼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두고 중국이 반발하는 것에는 일련의 외교행보가 특정 국가 배제가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와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입각해 이를 공유하는 나라들끼리의 연대와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국가를 따지는 게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가치에 합의하고 규범을 지키느냐가 판단 기준이라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과거에는) 우리나라 외교가 특정 국가를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쪽에 치우쳐왔지만 특정 국가를 언급할 필요가 없다"며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고 국내에서든 국제관계에서든 간에 우리가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와, 국내 사회 규범이든 국제관계에 있어서의 규범이든 다함께 지켜야 되는 규범과 이 가치를 지켜야 된다는 정신을 가지고 국제 문제나 국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지속가능하게 발전하고 유지되기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이런 공통의 가치관, 또 이 가치를 현실에서 실현해 나가는 규범을 우리가 지켜야 하고 그 규범에 기반한 질서가 존중돼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어떤 국가든지 규범에 입각한 질서를 존중하지 않고 세계가 함께 지켜가야 될 가치와 규범에 반하는 행위를 했을 때에는 우리가 다함께 그것에 대해서 규탄하고 또 함께 연대해서 제재도 가하고, 또 만약에 그 국가가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가 또 함께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관계 개선에서는 미래지향적 관점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와 양국의 미래 문제는 모두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같이 풀어가야 하는 문제"라며 "과거사 문제가 양국 간에 진전이 없으면 현안과 미래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없다는 사고방식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부 함께 논의할 수 있고 한일 양국이 미래를 위해서 협력을 할 수 있다면 과거사 문제도 충분히 풀려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해 이날 귀국했다. 3박5일간 다자 정상회의 1건(나토 동맹국 파트너국 정상회의)과 소다자 회의 2건(한미일 정상회담,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파트너국(AP4) 회동), 양자회담 10건(호주, 네덜란드, 프랑스, 폴란드, EU, 튀르키예, 덴마크, 체코, 캐나다, 영국), 면담 2건(스페인 국왕, 나토 사무총장), 스페인 기업인 오찬 간담회 1건 등 모두 16개의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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