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10% 오른 건설주.. 해외사업 수주 기대감 영향

정해용 기자 입력 2022. 7. 1. 15:07 수정 2022. 7. 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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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건설사 8곳 주가 5거래일간 10% 상승
대형 원자력 발전소·중동 산유국 공사 수주 기대감 영향
전문가 "실적 확인 뒤 신중히 투자해야"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로 부진하던 건설주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10대 건설사 중 상장사 8곳 주가는 5거래일 동안 10% 가까이 상승했다. 대형 원자력 발전소와 중동 산유국 공사 수주에 대한 기대감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해외 수주 경쟁력이 높은 건설사를 주목하면서도 실적 확인 뒤 신중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래픽=이은현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10대 건설사 중 상장된 8개 기업의 주가는 평균 9.64% 상승했다. 현대건설(000720) 주가가 16.1%로 가장 많이 올랐고, 대우건설(047040)과 포스코건설도 각각 15.1%, 13.3% 오르며 두 자릿수 상승 폭을 보였다.

건설주는 윤석열 정부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에 따른 정책 수혜주로 꼽혔다. 하지만 규제 완화 수준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집값 고점론’으로 주택 시장 매출 전망까지 어두워지며 주가는 하락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지난 3월 1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KRX 건설’ 지수는 690.58포인트에서 555.28포인트까지 24.3%(135.3%포인트) 하락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낙폭(-14%)보다 컸다.

건설주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대형 원자력 발전소와 중동 산유국 공사 수주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 사업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뛰어든 건설사는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사 해외 수주는 전년 대비 7.8% 증가한 330억 달러(약 42조5800억원)로 전망된다.

라진성 이지스자산운용 팀장은 “유가 고공행진으로 부를 축적한 중동 산유국이 투자에 나설 전망이라 전통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한 석유와 가스, 화학 부문과 함께 탄소중립을 중점으로 한 신재생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 발주까지 가능하다”며 “최근 글로벌 설계·조달·시공(EPC) 시장이 입찰자 우위로 재편되고 있어 EPC 능력을 갖춘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건설사가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해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 프로젝트 수주전에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함께 민관 합동으로 ‘팀코리아’를 꾸려 참여했다. 체코는 두코바니 지역에 2040년까지 총 8조원을 들여 1200MW(메가와트) 이하급의 가압경수로 원전 1기를 건설할 계획을 세웠고, 지난 3월 입찰에 착수해 오는 11월 입찰제안서를 접수한다.

삼성과 현대차(005380)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홍해 인근 2만6500㎢ 부지에 서울의 44배 면적 미래도시를 짓는 ‘네옴(NEOM) 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프로젝트 총 사업비는 5000억달러(약646조원)에 달한다. 삼성물산(028260)·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네옴 시티 ‘더 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했고, 수주액은 약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로 알려졌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최근 유가 폭등세에 힘입어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320억달러)보다 최대 56% 늘린 400억~500억달러로 잡았다. UAE(아랍에미리트) 국영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도 올해부터 2026년까지 127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해외 수주 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주목하고 있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동에서의 발주가 기대되는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을 주목할 만하다”며 “주택 시장보단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상황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원전 EPC에서 국내 신고리·신한울, UAE 바카라 등 APR1400(원전 모델) 시공 경험이 풍부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주가 상승이 대통령 순방의 일시적 효과일 수 있는 만큼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전과 산유국 공사 발주 모두 이미 시장에 알려진 사실”이라며 “분명한 호재였던 분양가상한제 개편안 발표 이후에도 건설주가 상승하지 못했던 만큼 2분기 실적을 확인하고 투자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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