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장관 만난 청년들 "성별고정관념이 젠더갈등으로 이어져"

김지현 기자 2022. 7. 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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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비하하지 말고, 소통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로컬스티치에서 20~30대 청년들과 '타운홀미팅'을 갖고 '젠더갈등'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20대 남성 B씨는 "차를 마시러 가면 대부분 가져다주는 게 여성"이라며 "처음에는 막내라서 그런 건가 했는데,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가부가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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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청년들 초청해 '타운홀미팅' 개최

"다름을 비하하지 말고, 소통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로컬스티치에서 20~30대 청년들과 '타운홀미팅'을 갖고 '젠더갈등'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엔 여가부가 운영 중인 양성평등문화추진단·청소년특별회의 등을 통해 모집한 청년 23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젠더갈등의 사례와 원인 등에 대해 공유했다. 여가부 폐지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2030 청년들 "일상 속에서 성차별 경험"
지난달 30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2030 청년들이 만났다 /사진제공=여성가족부
이날 청년들은 학교, 직장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차별을 경험하고 있었다. 20대 대학생 A씨는 "학교에 입학하기 전 단체채팅방에서 남자 동기들이 같은 과 여자 동기에게 성차별적 이야기를 했다"며 "최근 온라인상에서 갈등이 많아지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20대 남성 B씨는 "차를 마시러 가면 대부분 가져다주는 게 여성"이라며 "처음에는 막내라서 그런 건가 했는데,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역차별에 대한 경험도 나왔다. 20대 대학생 C씨는 "아동가족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있는데, 친구에게 말을 하면 무슨 남자가 애를 보냐고 한다"며 "자연스럽게 말할 수 없는 게 불편하다"고 털어놨다.

육아휴직에 관한 경험도 공유됐다. 30대 직장인 D씨는 "직장에서 육아휴직을 알아보려고 남자직원들에게 물어봤는데 아무도 육아휴직을 생각하지 않았다"며 "인사담당자와 통화하면 아내는 육아휴직을 안 쓰냐, 집에서 도와줄 수 없느냐는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고 전했다. 육아는 여성들의 몫이라는 인식이 아직도 사회 전반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들 "불법촬영·성범죄에 무기력"
여성들은 불법촬영·성범죄 등과 관련한 고충에 대해 언급했다. 20대 대학생 E씨는 "불법촬영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공공화장실을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예전에 아르바이트를 하던 건물에서 칸마다 못구멍이 있어 매번 본드나 휴지, 시멘트로 막았는데도 다음날 가면 뚫려 있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촬영물의 경우엔 플랫폼에 신고해도 대응하지 않고, 신고 접수조차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이런 무기력한 상황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남성들은 군 복무와 고용할당제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0대 남성 F씨는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전쟁의 위험이 떨어지면서 이제는 '내가 (군대를) 가야 하나?'이런 생각을 갖는 이들이 많다"며 "최저시급을 맞춰주고 적절한 보상이 지급돼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C씨는 "고용 시 성별에 가산점을 주는 제도는 타당하지 않다"며 "물리적인 가산점을 주는 것보다 가산점만큼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가부가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김 장관은 "청년들의 어려움에 대해 물었을 때 금리인상, 집 문제 등이 나왔다"며 "남녀를 떠나 청년들이 어떻게 잘 살아가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 타운홀미팅이 필요한지 검토하고, 연구용역도 할 것"이라며 "전문가 토론회도 여가부가 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여가부 필요" 이대남에 장관 "폐지 그대로"
지난달 30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2030 청년들이 만났다 /사진제공=여성가족부
한편 이날 타운홀미팅에선 '여가부 폐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A씨는 "여성편향적이라는 우려 때문에 부처 이름을 바꾸거나 조직을 개편할 수는 있겠지만 성평등 주무부처의 사회적 소명은 아직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편 과정에서 젠더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을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현재의 여가부를 폐지한다는 원칙은 변함없다"면서도 "하고 있는 역할이나 기능은 없어질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개편할지 논의하고 있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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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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