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시위에 아이까지 피해..제발 그만" 한계 다다른 시민들 [뉴스+]
"없던 반감 생기겠다" 시민들 분노·불안
정부가 상황 방치..대화로 '출구' 만들어야
"전장연, 유연한 태도·실현 가능 요구 필요"
서울 용산구의 회사에서 근무하는 최모(39)씨는 1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시위로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면서 1시간 넘게 지각했다.
원래 최씨는 아이와 함께 오전 7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준 뒤 8시쯤 과천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숙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회사에 9시 전에 도착한다.
지난해 12월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이 시작됐다. 지옥의 출근길을 며칠 겪은 뒤 최씨는 시위를 피해 일찍 출근하기로 했다.
그는 “나는 물론 일곱살 어린이까지 이 시위 때문에 6개월 넘게 불편을 감수했다. 그런데 그것도 소용없는 상황이 오니 너무 막막했다”면서 “처음엔 이해하려했지만 이제는 전장연에 대한 반감만 남았다. 보기도 듣기도 싫다. 불법시위를 한 부분에 대해 꼭 처벌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서울역에서 삼각지역까지 승하차 집회를 진행했다. 이어 삼각지역 9번 출구 인근에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T4 장례식’을 열고 행사를 마쳤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시위를 마친 오전 11시 삼각지역 기준으로 상행선 1시간56분, 하행선 1시간46분 지연됐다.
시위가 6개월 넘게 지속되면서 시민들의 인내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전장연과 연대하는 회사나 학교, 시민들도 있지만 직접 불편을 겪는 많은 시민들은 “없던 반감도 생겨났다”고 말한다.
4호선을 타고 출퇴근하는 회사원 채모(36)씨는 “움직이지 않는 열차에 가득한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분노와 불안이 동시에 느껴진다”면서 “전장연의 주장을 자세히 알고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이런 방식은 아닌 것 같다. 집회는 해도 지하철이 지연되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정작 전장연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윗분들은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는다.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게 명백한 사실”이라며 “제발 다른 방식을 찾으라”고 했다.
회사원 김모(37)씨는 “양측 모두 안타까운 상황이다. 정부가 대화를 미루면서 시민들은 계속 불편을 겪고 전장연은 욕을 먹는 이 상황을 방치하는 것 같다”면서 “정부는 ‘검토해 본다’고 말만 하지 말고 확실히 대화에 나서 시위가 끝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전장연이 전략을 바꾸고 유연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협상이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전장연의 요구사항이 장애계 전체와 시민들이 공감하는 합의된 요구사항이 아니라는 것과 장애인 정책 관련 의사결정기관에 직접 참여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장애계 내부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요구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큰 틀에서 합의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으며, 국가와 전문가를 믿고 직접 참여 요구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현재 전장연 요구사항이 서울·수도권과 중앙정부에 맞춰져 있는데 장애인 정책은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당장 수도권에 24시간 돌봄체계를 마련하는 것보다 지자체와 합의해 지방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더 현실성 있다.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요구를 낮추고 유연하게 접근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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