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욕+현장 분위기 신경쓰지 않는 표정 연기에 희열" [인터뷰M]
쿠팡 플레이의 오리지널 '안나'에서 두 개의 이름으로 극과 극의 삶을 산 여인을 연기한 수지를 만났다.
지방 소도시, 가난한 아버지와 장애가 있는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반짝이는 아이 '유미'는 잘 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 언제나 사람들의 칭찬과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자랐다. 그러나 철없던 시절의 행동으로 마음과 인생에 큰 상처를 입고 도망치듯 서울에 올라와 대학 입시를 보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님의 기대에 실망시키기 싫어 무심코 가짜 대학생이 되고, 정신없이 거짓말에 휩쓸려가다 한번 큰 브레이크를 겪는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다짐하지만 끝내 '이유미'는 '이안나'의 삶을 택하며 이름, 가족, 학력, 과거까지 모든 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
거짓말이 탄로 나면 어쩌나 많이 불안해하는 캐릭터 '유미'의 연기를 위해 자신을 많이 돌아봤다는 수지는 "특히 터미널 신은 찍으면서도 너무 연습생 때 생각이 많이 났다. 매일 광주에서 서울을 오가며 연습하던 때가 떠오르고, 극 중에서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버스의 불이 꺼지는 순간에는 특히 기분이 이상했다."라며 가장 자신의 인생에서 불안하고 불확실하던 시기였던 연습생 시절을 떠올렸다
'유미'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기하기 위해 심리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수지는 "초반에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쉬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어려워서 전문가에게 SOS를 친 적이 있다. 후반에 '미안하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너무 헷갈렸다. 이 말이 캐릭터의 진심에서 나온 건지, 이것도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방법일 뿐인지. 결국은 모호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으로 연기를 했다. '안나'를 보여줄 때는 그것도 방법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끝내 진심인지 거짓인지 자신의 마음조차 구분하기 힘든 캐릭터를 연기하며 생겨난 독특한 상황이었다.
극 중에서 긴 장면은 아니었지만 인상적인 수어 연기를 펼친 수지다. 그는 "수어 배우는 게 쉽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수어를 해야 하는데 가수 활동하며 안무했던 버릇이 있어서인지 뭔가 딱딱 맞춰야겠다는 강박도 생기고, 그러다 보니 안무처럼 되어 버려서 그걸 고치려고 많이 노력했다. 수어가 도드라지는 게 아니라 대화 수단이기에 감정이 담기길 원했고, 그 감정이 담긴 수어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를 선생님과 상의하며 연습했다"라며 수어 연습 과정을 이야기했다.
수지는 극 중에서 함께 수어 연기를 펼친 아역 배우에 대해 "아역 배우가 너무 잘 하더라. 저도 배워봐서 얼마나 어려운지를 아는데 정말 대단해 보였다. 현장에서 갑자기 수어 대사가 추가되는 바람에 화가 난 적이 있었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 건데 현장에서 즉석으로 추가시키나 싶어 화가 났는데 아역배우는 그냥 현장에서 바로 외워서 연기를 해내더라. 화낸 걸 반성하게 하는 모습이었다."라며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시리즈가 공개되고 나서 많은 시청자들이 수지의 연기를 칭찬했었다. 첫 단독 주연작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수지의 다양한 얼굴과 깊은 감정의 폭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어서다. 연기를 한 수지도 많은 희열을 느끼지 않았을까 궁금했다. 수지는 "드라마에 다 나오지는 않았는데 대본에도 있었고 애드리브로도 욕을 많이 했다. 불편한 감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많아 '유미'의 감정에 집중하고 싶어서 현장에서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런 기분 나쁜 표정으로 현장에 있는 게 재미있었고 약간 희열도 있었다. 지금까지 했던 연기와 다른 연기이기도 하고,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네?'라는 걸 발견하는 순간이 많았다"라며 특이한 노력을 했던 데서 느낀 희열을 밝혔다.
수지는 캐릭터의 구두와 발걸음에도 심리 상태를 반영했다고 하며 "'유미'는 '마레 갤러리' 시절부터 아빠의 장례식장에 가는 구두도 허영심이 가득한 구두를 신는다. 이후 '안나'가 되었을 때는 엄청 높은 구두를 신는다. 높은 구두를 신어서 꼿꼿하게 걸으려고 힘을 주고 걸었지만 현장에서 모니터로 볼 때는 똑바로 걷는 것 같지만 되게 불안하게 걷는 것처럼 보이더라. 그녀가 지금 위태한 상황이라는 걸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라며 구두와 발걸음에 담긴 의미를 이야기했다.
지금까지 2회차가 공개되었고 오늘 3회차가 공개될 예정인데 '안나'는 과연 거짓으로 새 인생을 얻게 된 여자의 몰락을 그리는 작품인 걸까? 수지는 "저희 드라마는 그런 걸 그리는 거 같지는 않다. 이 여자가 왜 이렇게 살게 되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어떤 죄를 받게 되는지 사건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거짓말을 해서 대단한 사람이 되었는데 이게 과연 그녀가 원한 것인지, 그것조차 의미나 목적을 잃어버린 채 사는 건 아닌지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작품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그러며 "이후의 회차들은 1,2회에 몰아친 것보다는 정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유미'에서 '안나'가 되는 과정에서는 휘몰아쳤다면 그 이후에는 안 나의 심리에 집중하고 주변의 눈을 통해 더 내적으로 깊이 파고들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며 이후의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수지는 "2회에서 엘리베이터에서 '현주'를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엄청난 '유미'의 불안이 시작된다. 편안해야 하는 집이라는 공간이 압박감을 주는 공간이 되고 심지어 '현주'를 다시 마주치기 싫어서 엘리베이터도 못 타고 23층까지를 계단을 이용해 오르게 된다. 대본을 읽는데 정말 비참했던 장면이었다. '유미'의 치욕스러움이 시작될 것"이라며 오늘 방송분의 특급 스포도 했다.
캐릭터 '유미'에게 "그 자체의 너도 소중하다. 꼭 대학을 가지 않고 화려한 옷을 입지 않아도 소중한 존재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라는 수지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더 조마조마하게 보게 될 것이다. '유미'가 어느 순간 환멸감을 때가 온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거짓말을 했지?'라며 거짓말하다가 목적과 정체성을 잃는 상황이 오는데 이렇게 열심히 살아온 여자의 끝이 되게 의미 없음을 보게 만들더라. 저는 굉장히 씁쓸했다"라며 마지막 결말을 궁금하게 했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한 수지는 "제 별명 '국민 첫사랑'은 너무 좋아해서 그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냥 이 작품을 통해 '유미'의 인정받고 싶은 욕구처럼 저도 새 모습을 인정받고 싶을 뿐"이라며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받고 싶은 칭찬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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