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만원짜린데.. 비올때 신었다가 발 숯검댕 된 명품신발

최혜승 기자 2022. 7. 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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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흔이 지난 30일 명품 슬리퍼로 인해 검게 물든 발을 공개했다. /인스타그램

고가의 해외브랜드가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비 오는 날 100만원에 달하는 신발을 신고 외출했다가 발이 착색됐다는 사연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것이다.

채널A ‘하트시그널3′ 출신 이가흔은 지난달 30일 인스타그램에 검은색 슬리퍼를 신고 나갔다가 이 같은 일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사진을 보면 그의 발등과 발가락은 신발 염료로 인해 군데군데 까맣게 물들어 있다. 그는 “이건 너무 심하잖아요. 언니가 기차 놓친 어린애 같다는데 5번 씻어도 안 지워진다”고 적었다.

해당 샌들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보테가베네타 제품이다. 양가죽으로 제작됐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세탁 및 취급 시 주의사항에 대해선 안내하지 않고 있다. 이가흔은 지난해 7월 서울의 한 쇼핑몰에서 이 제품을 98만원에 구매했다고 밝혔다. 그는 “9만8000원도 아니고 98만원인데 비 오는 날 신지 말라고 알려주시지”라고 했다.

네티즌들은 “98만원짜리가 색이 이렇게 빠지나” “비쌀수록 튼튼해야 하는 것 아닌가” “비에 젖어 가죽이 손상되는 건 이해하지만, 발이 물드는 건 너무하다” “최소한의 신발 기능도 못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 보테가베네타의 한 매장 관계자는 1일 조선닷컴에 “어제 서울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가죽 신발을 신으면 안 된다. 가죽이 오그라들거나 천연염료이기 때문에 물 빠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고객님들이 이에 대해 인지한다고 생각해 구매 당시 설명을 안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물티슈로 로고가 지워진 루이비통 운동화 /온라인커뮤니티

제값을 못 하는 명품이 빈축을 산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120만원 주고 산 루이비통 운동화의 로고를 물티슈로 닦으니 지워졌다”고 주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해외에선 명품브랜드 구찌가 수영장에서 입을 수 없는 ‘수영복’을 출시해 화제였다. 제품 특성상 수영장 소독에 주로 쓰이는 염소 성분에 장시간 접촉하지 말라고 권장한 것이다. 이 제품의 가격은 약 45만원이었다. 다만 한국에선 유명 가수가 청바지와 함께 착용하고 나와 인기를 끌었다.

팬데믹 이후 보복소비의 영향을 받아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커졌으나, 소비자 불만도 늘고 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주요 명품 브랜드의 소비자 상담 접수 건수는 4267건으로 집계됐다. 상담 이유로는 ‘품질 불만’이 2695건으로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품질 이슈에도 명품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는 뭘까.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생필품과 달리, 소비자들은 명품을 구매할 때 자기만족도를 더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다만 품질 논란이 계속되면 해외 명품 브랜드 역시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은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 품질이 뛰어난 제품을 말하는데, 구매 수요 급증으로 명품 품질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품질에 대한 불만이 명품 신뢰도와 구매 욕구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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