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홍콩, 반환 후 진정한 민주주의 시대 개막"..기념 연설
1997년 英, '식민지' 홍콩 중국에 반환..50년간 체제유지 협정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일국양제(一國兩制·1국 2체제)'는 전대미문의 위대한 혁신적 제도다. 홍콩이 조국으로 반환된 뒤 홍콩에서는 진정한 민주주의 시대가 열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일(현지시간) 홍콩 주권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일국양제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지지해준 국내외 동포와 국제 친구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면서 "아편전쟁 이후 중국 근대사는 홍콩이 할양당한 굴욕과 중국의 자녀의 구망도존(救亡圖存·국가를 멸망으로부터 구하고 민족의 생존을 도모) 항쟁으로 기록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홍콩의 조국 반환은 홍콩 역사에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지난 25년 동안 조국의 전폭적인 지원과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와 사회 각계각층의 공동 노력으로 '일국양제'의 실천은 홍콩에서 보편적인 성공을 거뒀다"면서 "홍콩과 본토 간의 교류와 협력 분야가 전면적으로 확대됐으며 메커니즘이 지속적으로 개선됐다"고 전했다.
그는 "홍콩은 조국으로 돌아간 후 온갖 비바람을 이겨내고 꾸준히 전진했다. 국제 금융 위기, 코로나19 팬데믹은 물론 극심한 사회불안도 홍콩의 발전을 막지는 못했다. 국제 도시로서의 홍콩의 생명력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조국으로 돌아온 뒤 홍콩 동포들은 고도의 자치권을 행사했고, 홍콩에서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열렸다. 홍콩특별행정구의 민주주의 체제는 '일국양제' 방침에 부합하고 홍콩 헌법 지위에 부합하며, 홍콩 주민의 민주적 권리를 수호하고,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일국양제의 근본 목적은 국가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하는 모든 일은 국가의 이익, 홍콩과 마카오의 이익, 홍콩과 마카오 동포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서 "일국양제는 14억 명이 넘는 조국 인민의 전폭적인 지지, 홍콩과 마카오 주민들의 일치된 지지를 얻었고, 국제사회에서도 보편적 찬성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런 좋은 제도는 어떠한 변화도 없이, 반드시 장기간에 걸쳐 견지해야 한다. 홍콩에서 실천한 일국양제는 우리에게 많은 경험과 시사점을 준다. 이 방침을 전면적이고 정확하게 관철해야하며 중앙의 전면적 통치권과 특별행정구의 고도의 자치권 보장을 일관되게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홍콩 주권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893일 만에 중국 본토를 떠났다.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은 지난 2017년 7월 홍콩반환 20주년 기념식 참석 후 5년만이다.
그러나 시 주석이 일국양제 제도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것과 달리 국제사회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 세계 주요 인사들은 중국의 통치 하 홍콩의 자치권이 붕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홍콩 민주화 사태 당시 경찰 조직 최고 수장인 보안국장으로 지내던 존 리가 1일 행정장관으로 취임하면서 홍콩 정부는 중국 공산당과 보다 노골적으로 결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동시에 홍콩 내에서는 일국양제에 대한 불신이 사상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홍콩 여론 연구소에 따르면 일국양제에 대한 홍콩 대중의 신뢰도는 2020년 기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의 주권은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됐고, 당시 영국과 중국은 홍콩의 체제를 50년간 지속키로 하는 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중국은 홍콩 반환 23년 만인 2020년 7월 국가 보안법을 통과시키는 등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홍콩 내 반(反)정부 활동을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은 외국 세력과의 결탁,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하는 기관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홍콩보안법은 되레 홍콩 자치권, 시민권과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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